어느덧 불혹의 나이에 이른 '빅보이' 이대호(롯데)는 "후배들이 편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며 "후배들이 잘하면 기분 좋다"고 강조한다.
'거인 군단의 심장'이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팀 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나 이제는 후배들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의미였다.
롯데는 삼성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지만 계투진의 부진은 옥에 티였다.

구승민은 18일 경기에서 7-1로 앞선 8회 구자욱에게 우월 스리런을 허용했고 김원중은 20일 세이브를 추가했지만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이대호는 구승민과 김원중을 감싸 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맞는 건 어쩔 수 없다. 고개 들고 당당했으면 좋겠다. 힘들 때 가장 많이 던진 투수가 (구)승민이 아닌가. 승민이 만큼은 고개 들고 다녔으면 좋겠다. 승민이와 (김)원중이가 맞으면 어쩔 수 없다. 우리 팀에서 가장 열심히 던지는 투수"라는 것이다.
옆구리 부상 후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조율한 그는 열심히 땀 흘리는 후배들을 위해 피자 30판을 돌리는 등 지갑을 활짝 열었다. 후배들이 잘 되길 바라는 진심이 묻어났다.
래리 서튼 감독은 "멋진 모습이다. 1군과 퓨처스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후배들에게 맛있는 거 사주고 싶었다. 선배로서 해야 할 역할이기도 하다. 나도 어릴 적에 선배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퓨처스 후배들이 나중에 1군 선수가 되면 그렇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큰 체구만큼 마음 씀씀이도 넉넉한 이대호. 올바른 팀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