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일 만의 승리…선발진 난세 속 피어난 ‘개국공신 에이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6.22 21: 56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되기 직전, 팀의 창단과 함께 성장했던 토종 에이스가 돌아왔다. NC 이재학이 난세 영웅으로 떠오르며 선발승을 따냈다.
이재학은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83구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고 이재학은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지난해 9월 27일 한화전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챙긴 뒤 268일 만의 승리였다.
이날 이재학은 초반 제구가 흔들렸다. 그러나 고비 마다 기적적으로 생존력을 이어나갔다. 1회 1사 후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손아섭의 2루 도루 실패로 아웃카운트가 늘어났고 이대호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첫 이닝을 3타자로 처리했다.

7회말 무사 주자 1루 한화 최진행의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한 NC 선발 이재학이 볼을 받고 있다. / rumi@osen.co.kr

2회에는 전준우에게 볼넷, 정훈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위기에서 맞이한 추재현을 초구에 포수 플라이로 처리, 한숨을 돌렸다. 김민수는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2사 2,3루가 됐다. 나승업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됐지만 지시완을 우익수 뜬공 처리해 간신히 위기를 극복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측 담장 앞까지 날아간 큼지막한 타구였지만 우익수 나성범이 잡아냈다.
이재학은 2회를 기점으로 안정을 찾았다. 3회말 선두타자 마차도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손아섭과 이대호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4회에는 1사 후 정훈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지만 추재현과 김민수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5회 역시 1사 후 지시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마차도를 중견수 뜬공,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2회까지는 영점 잡기가 힘들었지만 3회부터는 특유의 체인지업과 패스트볼 투피치 조합이 제구가 되면서 살아났다. 83개를 던졌고 스트라이크 47개, 볼 36개를 기록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볼넷 3개는 첫 2이닝이 집중 됐을뿐 이후 3이닝 동안에는 안타만 2개 허용하며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패스트볼 34개, 체인지업 47개를 던졌다. 체인지업의 제구도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서 움직이며 타자들을 현혹하기에 충분했고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144km까지 찍는 등 구위도 회복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단 19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던 이재학이다. 팀의 첫 승과 완봉승, 두 자릿수 승리, 신인왕 등 구단 토종 투수 첫 역사의 주인공이자 개국공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에 함께하지 못했다.
올해 구창모의 부상으로 선발진에 재차 합류했지만 개막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09(7⅔이닝 12자책점)을 기록하고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번에는 김영규의 팔꿈치 통증 이탈로 지난 16일 KT전에 다시 로테이션에 들어왔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3경기 평균자책점은 12.75. 이제는 선발 로테이션 잔류가 아니라 이재학 개인의 생존이 달려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벼랑 끝에서 이재학은 과거 전성기 시절과 비슷한 투구를 펼치며 향후 희망을 노래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외국인 선수 웨스 파슨스마저 한 번 쉬어가야 하는 상황. 이재학은 이날 호투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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