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위기' 갈 길 바쁜 한화, 토종 에이스에 10일 휴식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6.23 13: 26

한화 토종 에이스 김민우(26)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꼴찌 추락 위기로 갈 길 바쁜 한화이지만 길게 보고 휴식을 부여했다. 
한화는 2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투수 김민우를 엔트리 말소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작했던 김민우의 시즌 첫 엔트리 제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부상은 아니다. 휴식 차원이다. 시즌 초반부터 굉장히 잘 던져줬고, 쉬어갈 타이밍이 와서 한 번 뺀 것이다. 열흘 쉬고 돌아올 것이다"고 밝혔다. 
김민우는 올 시즌 14경기에 나와 총 74⅔이닝을 소화했다. 개막 후 3개월 동안 로테이션 이탈 없이 꾸준히 던졌다. 이닝은 전체 10위로 국내 투수 중 박세웅(롯데·75이닝)에 이어 2위. 데뷔 첫 규정이닝 페이스로 달리며 풀타임 시즌을 나고 있지만 6월 들어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역력했다. 

6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 한화 선발 김민우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1.06.19 / dreamer@osen.co.kr

4~5월까지 10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 3.33 피안타율 1할9푼4리로 위력을 떨쳤다. 그러나 6월 4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7.40으로 페이스가 꺾였다. 피안타율이 2할8푼2리로 급상승했다. 특히 54이닝 동안 5개만 내줬던 피홈런이 20⅔이닝 6개로 폭증했다. 
최근 2경기에서 힘이 떨어진 직구로 홈런을 많이 허용했다. 지난 13일 수원 KT전 3회 황재균에 이어 19일 대전 SSG전 5회 이흥련, 6회 한유섬과 제이미 로맥에게 맞은 홈런이 모두 직구였는데 구속이 138~139km에 불과했다. 시즌 평균 구속(140km)에 못 미쳤다. 
1회초 한화 선발 김민우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9~10위 롯데, KIA와 1경기차 내에서 치열한 탈꼴찌 다툼을 벌이고 있는 8위 한화. 언제든 10위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길게 보고 김민우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고교 시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프로 입단 후에도 1년 넘게 어깨 통증으로 재활을 했기 때문에 관리가 필수다. 지난해 감독대행이었던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도 풀타임 선발 첫 해였던 김민우의 시즌을 최종전보다 2주 먼저 셧다운한 바 있다. 
수베로 감독은 지금 당장의 승패, 순위보다 미래 팀 전력을 위해 선수 개개인의 성장 및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일 대전 KT전에서 9회 끝내기 견제사를 당한 강상원에 대해서도 "두려움 없이 시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지금 단계에선 결과에 대한 책임보다 선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수를 통해 느끼고 배우는 게 있을 것이다. 2~3년 후를 위한 투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년간 팀 에이스가 돼야 할 김민우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빠듯한 전력에도 토종 에이스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던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달 19일 대전 롯데전을 끝으로 광배근 부상을 호소하며 한 달 넘게 이탈했던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24일 대구 삼성전 선발로 복귀가 결정됐다. 
1회말 수비를 마친 한화 킹험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jpnews@osen.co.kr
당초 불펜으로 빌드업하는 과정도 검토했지만 김민우의 휴식과 맞물려 선발 로테이션에 바로 진입한다. 수베로 감독은 "선발로 던질 몸 상태가 되어있지만 투구수 제한을 둘 것이다"며 복귀전부터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