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검사에 뿔난 슈어저, 분노의 승리…상대 감독에게 고함치며 조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6.23 12: 00

워싱턴 내셔널스 투수 맥스 슈어저(37)가 분노의 승리를 거뒀다. 상대팀 감독의 이물질 검사 요청에 단단히 뿔났다. 5회 투구를 마친 뒤 상대 감독에게 고함을 치며 조롱까지 했다. 
슈어저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치러진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1실점 역투로 워싱턴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12구 만에 교체돼 부상자 명단에 오른 슈어저는 11일만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시즌 6승(4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도 2.21에서 2.19로 낮췄다. 

[사진] 2021.06.2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이날 경기는 슈어저의 이물질 검사 논란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 22일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부정투구 제재 강화로 심판들이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 여부를 불시에 검사 중인데 슈어저는 1회, 3회 두 번이나 이닝을 마친 뒤 심판들로부터 검사를 받았다. 
문제는 4회 발생했다. 무사 1루에서 알렉 봄을 삼진 처리한 뒤 필라델피아에서 어필이 나왔다.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은 모자챙 아래를 두 번 만지고 던진 슈어저의 행동을 의심했고, 심판진은 이닝 중 경기를 중단시킨 채 슈어저를 검사했다. 억울한 듯 헛웃음을 지은 슈어저는 스스로 모자와 글러브를 땅에 떨어뜨린 채 유니폼 바지 벨트까지 풀어헤쳤다. 심판에게 머리 정수리까지 들이밀며 온몸으로 결백을 표현했다. 
[사진] 유니폼 벨트를 풀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맥스 슈어저 2021.06.2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검사를 마친 뒤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슈어저는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무리하며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5회 이닝 종료 후 3루 덕아웃으로 들어가기 전 필라델피아 1루 덕아웃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 쳤다. 지라디 감독을 향한 고함이었다. 
이에 격분한 지라디 감독도 덕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주심이 지라디 감독을 퇴장시켰지만 슈어저도 물러서지 않았다. 3루 덕아웃 앞에서 모자와 글러브 안쪽을 펼쳐 보이며 지라디 감독을 조롱했다. 암암리에 쓰던 투수들의 이물질 검사가 공론화되면서 선수와 상대 감독이 충돌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 조 지라디 감독 2020.02.2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슈어저의 분노 투구와 함께 얀 곰스의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3-2 승리를 거둔 워싱턴은 최근 3연승을 질주, 34승36패로 5할 승률에 다가섰다. 2연패를 당한 필라델피아도 워싱턴과 같은 34승36패가 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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