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의 '깜짝 변신'…김원형 감독 "젊었으면 투수 가능했을텐데…" [인천 톡톡]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6.23 16: 49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이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을 투수로 기용한 이유를 밝혔다.
SSG는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8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전날(22일) 경기에서는 선발 등판한 이태양이 홈런 5방을 내주는 등 총 대포 7방 폭격 당하며 1-14 대패를 당했다.
크게 졌지만 SSG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정확히 말하면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기립박수를 받은 주인공이었다.

임찬규는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7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볼넷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5연승 행진을 이끌며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타선은 홈런 6방 포함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면서 선두를 이어 갔다.9회초 무사에서 SSG 김강민이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2021.06.22 /sunday@osen.co.kr

SSG가 1-13으로 크게 뒤진 9회초 1사 이후 하재훈 대신 김강민이 투수로 변신하면서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강민은 첫 상대 정주현을 만나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모두 직구였다. 시속 130km 중반에 형성. 4구째에 스트라이크 존에 넣었지만 5구째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하지만 김강민은 이후 실점 없이 막았다. 두 번째 상대 김재성 상대로는 최고 145km ‘강속구’도 던졌다. ‘외야수’ 김강민은 어깨가 강하기로 익히 알려준 선수라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팬들을 비롯해 모두 깜짝 놀란 분위기였다. 
김강민은 김재성을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김용의에게는 변화구 슬라이더까지 보여줬지만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이영빈을 3구째 직구로 3루수 파울 플라이를 처리하며 첫 투수 변신을 마쳤다.
김원형 감독은 전날 김강민의 투수 기용을 두고 “시즌 초 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의 야수 기용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도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가는 경기는 되도록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어제는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서) 동민이가 많이 던진 상태였다. (하) 재훈이까지만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김) 강민이한테 한 번 물어보니 ‘준비 됐다’고 하더라. ‘던지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100%로 던지지 말고 힘 빼고 스트라이크만 던지라고 했는데 홈런을 맞으니 화가 나 강하게 던진 듯하다. 그러면서 구속도 올랐다. 나이가 젊었으면 투수도 가능할텐데. 이제 투수를 하기에는 나이가 있다. 마운드에 서 보는게 꿈이었다고 하는데, 어제 이뤄진 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 감독은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것은 팀 사정상 다음 날 투수를 아끼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며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이 계속 응원해주시니 팬서비스 차원에서 강민이를 한번 올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거듭 “이런 경기는 되도록 안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팀이 완패하는 상황을 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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