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1년 만에 '투수 꿈' 이룬 김강민, 다음 후보는 추신수? 김성현?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6.24 06: 05

“진짜 많이 긴장했다. 포수 미트만 보였다.”
프로 21년 차 베테랑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많이 긴장했다. 팬들의 기립박수까지 받았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면서 몰려 온 긴장감은 베테랑도 어쩔 수가 없었다. 
SSG 랜더스 외야수 김강민은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8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투수로 변신한 전날(22일)을 떠올렸다.

SSG 외야수 김강민이 지난 22일 LG전에서 투수로 등판한 소감을 밝혔다. /knightjisu@osen.co.kr

김강민은 “긴장했다. 진짜 많이 긴장했다. 하필이면 감독님이 불펜에 가서 몸을 풀라고 해 더 긴장했다. 더그아웃에서 바로 나갔으면 긴장감이 덜했을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LG와 시즌 7차전에서 9회초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1-13으로 크게 뒤진 상황이었다. 김원형 감독은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뒤집기 어려운 상황에서 ‘팬서비스’만이라도 생각하며 김강민의 투수 기용을 생각했다. 마침 김강민이 투수 등판이 꿈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 결과는 대패에도 팬들의 기립박수가 나왔다.
이렇게 김강민은 하재훈 다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솔로포 한 방을 얻어맞았지만 시속 145km에 이르는 직구까지 보여주며 팬들과 동료들,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2001년 내야수로 SSG 전신인 SK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강민은 투수로 도전을 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라 받아들이고 외야수가 됐다. 신인 때 2군에서 선발과 불펜에서 10경기 이상 뛴 기억이 남는다고 했다. 프로 21년 차에 "내야수로 입단해 투수에 도전했지만, 실력이 안돼 팀이 원하는대로 했다. 투수가 꿈이었다"고 설명했다.
투수 미련을 버린 대신 KBO 리그 정상급 외야수가 김강민은 꿈을 이룬 후 “구속이 그 정도까지 나올지 몰랐다. 올라가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홈런을 맞고 난 후 지기 싫었고 세게 던졌다. 전력으로 던진 것은 3개 정도 뿐이다”고 말했다. 
그러다 그는 “(추) 신수가 팔꿈치가 안 좋은 상태지만 회복하고 마운드에 오른다면 나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어깨가 강한 선수다. 강견 중 강견이다. 추신수의 ‘레이저 송구’는 종종 볼 수 있었다.
물론 추신수의 투수 변신은 볼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야수의 투수 기용에 대해 안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한 김원형 감독이지만 되도록이면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김강민의 투수 등판에 “자신이 더 정확하게 던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김성현도 있었다. 김 감독은 "김성현이 김강민이 홈런을 맞자마자 자꾸 투수를 바꾸라고 하더라. 자기는 정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올라가고 싶다고 계속 중얼거렸다”고 김강민 등판 때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김강민은 “정확하게 던졌다가 안타, 안타, 홈런을 맞을 듯하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앞으로 또 김강민 다음 야수의 투수 기용을 SSG 경기에서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기도 한다.
/knightjisu@osen.co.kr
임찬규는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 7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4볼넷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5연승 행진을 이끌며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타선은 홈런 6방 포함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면서 선두를 이어 갔다.9회초 무사에서 SSG 김강민이 역투하고 있다. 2021.06.22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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