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다니 놀랍네요."
지난 25일 내야수 오선진과 1대1 트레이드로 삼성을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성곤(29). 이미 5개월 전부터 그의 한화행을 기대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아버지 이순철(60)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이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삼성이 오재일을 FA 영입하면서 같은 유형, 포지션의 이성곤이 타격을 입었다. 리빌딩을 위해 베테랑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한화는 중장거리 타자가 필요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27/202106270019777455_60d754fd89e08.jpeg)
올 초 이순철 위원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성곤의 한화행을 묻는 팬의 질문에 "(부자 관계를 떠나) 이성곤은 한화에 가는 게 훨씬 낫다. 이성곤 같은 스타일의 한화 내부에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난 중장거리 타자는 많지 않다. 삼성의 선수층이 두꺼워 트레이드 가능성이 높다. (한화로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해설가로서 객관적인 전망이자 아버지로서 기대와 바람이 섞였다. 그로부터 5개월이 흘러 아들은 진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오재일의 가세로 올해 삼성에선 1군 2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2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한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26일 대전 KT전 이적 데뷔전을 앞두고 이성곤은 "트레이드 직후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어디서든 야구 하는 것은 똑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이 위원의 5개월 전 한화행 전망에 대해 "아버지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아버지 개인적인 의견이라 전혀 몰랐던 사실이다"며 웃은 뒤 "그렇게 말씀하셨다니 놀랍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성곤은 한화와 조금 더 일찍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75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았으나 연세대로 진학했다. 이성곤은 "돌고 돌아서 한화에 오게 됐다. 그때는 대학에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27/202106270019777455_60d754fe23c97.jpeg)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두산에 입단한 이성곤은 2018년 2차 드래프트로 삼성에 이적했다. 지난해 타율 2할8푼1리 5홈런 18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이성곤은 "삼성에서 처음 기대보다 많이 못한 것 같다. 삼성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다. 작년에 코로나로 무관중 경기를 때만 잘해 팬들께 직접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삼성팬들의 응원과 사랑, 절대 잊지 않겠다"고 고마워했다.
올해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머물렀지만 오히려 야구에 더 집중했다. 2군에서 기록한 도루 10개가 그 증거. "1군 기회가 많지 않아 아쉬웠지만 프로선수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었다"며 "솔직히 말해 올해는 1군에서 뛸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아 2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려 했다. 1군에선 타격에만 전념했는데 올해 2군에선 도루도 하고, 출루도 하고 공격적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제는 새로운 팀 한화에서 기회를 살릴 때다. 그는 "기회라는 건 제가 잘해야 얻을 수 있다. 꼭 기회가 많을 것이란 생각은 안 한다. 팀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타격일 것이다. 수비도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단히 노력해 선수들과 즐겁게 야구하겠다. 팀이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적 데뷔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나서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이성곤의 새로운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27/202106270019777455_60d754fe69195.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