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왼손 저승사자'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의 '명품 조연' 최영진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를 상대로 시즌 첫 아치를 신고했다.
시계를 1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최영진은 지난해 6월 21일 광주 KIA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6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영진은 1-1로 맞선 4회 2사 1루서 KIA 선발 양현종과 0B2S 불리한 볼카운트 상황에서 3구째 직구(143km)를 잡아당겨 좌월 투런 아치로 연결했다. 이로써 올 시즌 처음으로 손맛을 만끽했다.

기세오른 삼성은 4회와 5회 빅이닝을 완성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른 방망이를 앞세워 KIA를 12-5로 격파했다. 최영진에게 일격을 당한 양현종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최영진이 큰 일을 해냈다.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 기회를 얻은 최영진은 4-6으로 끌려가던 5회 큼지막한 한 방을 터뜨렸다.
삼성은 호세 피렐라의 우중간 2루타, 김동엽의 볼넷으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최영진. LG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을 빼앗았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포크볼(125km)을 공략해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아 버렸다. 시즌 마수걸이 아치이자 개인 통산 12번째 홈런.
삼성은 최영진의 재역전 스리런에 힘입어 LG를 10-7로 꺾는 짜릿한 승리를 가져왔다. 차우찬은 5이닝 6피안타(2피홈런) 4볼넷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최영진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무조건 살아나가자는 생각이었다.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변화구에 타이밍이 맞았다. 운 좋게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자신을 낮췄다.
대타 및 1,3루 대수비 전문 요원인 최영진은 팬들 사이에서 '영진전문대'로 불린다.
그는 "그동안 꾸준히 실전 연습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다. 남은 시즌 동안 대타, 대수비, 대주자 등 무슨 역할이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