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베테랑 포수 허도환(37)이 이강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허도환은 지난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2회 역전 투런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한화 에이스 라이언 카펜터의 초구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호이자 KT 이적 이후 첫 홈런. SK(현 SSG)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5월5일 사직 롯데전 이후 783일 만에 홈런 손맛을 봤다. 통산 홈런 9개로 두 자릿수 고지가 눈앞에 왔다.
허도환은 지난 2019년 11월 내야수 윤석민과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넘어왔다. 당시 SK가 허도환에 현금 2억원을 얹어 윤석민을 데려갔다. 윤석민에게 무게가 기운 트레이드였지만 결과는 허도환을 데려간 KT의 승리다. 윤석민은 지난해 1년만 뛰고 방출된 반면 허도환은 올해 2년째 KT의 백업 포수로 자리하고 있다.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은근히 쏠쏠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27일 한화전을 앞두고 허도환에 대해 "넥센(현 키움) 시절 같이 있으면서 봤지만 펀치력이 있는 선수다. 작전 수행 능력이 좋아 작전을 내기도 편하다. 장성우가 빠졌는데 공수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주전 포수 장성우가 올 시즌 부진과 피로 누적으로 지난 19일부터 부상자 명단에 오른 가운데 허도환이 KT 안방 빈자리를 든든히 메우고 있다. 장성우가 빠진 뒤 8경기 중 7경기를 선발 마스크를 썼고, 이 기간 KT는 6승2패로 선전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정된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쏠쏠하다. 시즌 타율은 2할3푼3리에 불과하지만 지난 20일 수원 두산전 7회 동점 적시타로 역전승에 발판을 마련했고, 26일 한화전 깜짝 홈런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번트도 안정적으로 잘 대니 이강철 감독으로선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장성우가 돌아와도 관리를 조금 해줘야 한다. 허도환과 번갈아 쓸 것이다"며 백업 포수로 중용하겠다고 밝혔다. 허도환은 27일 한화전도 7번타자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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