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진 보상선수들…두산, 제2의 이형범 찾기 ‘난항’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6.28 05: 08

두산 베어스가 잇따른 전력 유출과 보상선수 부진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과연 올해는 제2의 이형범이 탄생할 수 있을까.
두산은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7명의 선수 가운데 3명을 떠나보내며 그에 따른 보상선수 3명을 지명했다. 이번에는 지명 전략이 조금 독특했다. 공교롭게도 떠난 선수들과 같은 포지션의 선수로 공백을 고스란히 메운 것. 내야수 오재일(삼성)의 보상선수로 내야수 박계범, 내야수 최주환(SSG) 대신 내야수 강승호, 투수 이용찬(NC)을 대신해 투수 박정수를 데려왔다.
두산이 뽑은 3명은 지명 당시 모두 즉시전력감으로 분류됐다. 박계범은 1루를 제외하고 내야 전 포지션이 소화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주목을 받았고, 강승호는 내야 멀티 소화는 물론이고 임팩트 있는 타격으로 기대를 모았다. 유일한 투수인 박정수는 NC 시절 대체선발 3경기서 모두 승리를 챙긴 경험을 살려 흔들리는 두산 선발진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 강승호(좌)와 박정수

셋 가운데 보상선수 신화와 가장 근접해 있는 선수는 박계범이다. 안정적인 내야 수비와 함께 기대 이상의 타격 실력을 뽐내며 44경기 타율 .272 2홈런 17타점 OPS .736의 준수한 기록을 내고 있다. 5월 중순 당했던 내복사근 부상도 이젠 완전히 털어낸 상태. 김재호가 부상 이탈한 가운데 박계범이 있어 키스톤콤비가 비교적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두산이다.
두산 박계범. 2021.06.19 /cej@osen.co.kr
그러나 박계범과 달리 나머지 두 선수는 아직도 새 둥지에 적응 중인 모습이다. 음주운전 징계를 마치고 5월 6일 돌아온 강승호는 복귀전부터 홈런을 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후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시즌 성적이 42경기 타율 .221 2홈런 OPS .595에 그쳐 있다. 5월부터 두 달 연속 월간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무른 결과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보다 더 (타격감이) 올라와야 하는데 계속 아쉽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박정수도 팀을 옮기니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합류와 함께 곧바로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8일 사직 롯데전(4⅓이닝 9실점)과 15일 잠실 삼성전(4⅓이닝 6실점) 연속 부진 속 2군행을 통보받은 것. 이후 재정비를 거쳐 26일 돌아왔으나 27일 잠실 롯데전에서 아웃카운트 없이 1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또 흔들렸다. 강우콜드가 아닌 서스펜디드 선언으로 이어진 치명적인 2실점이었다.
두산은 최근 탁월한 보상선수 지명으로 잦은 전력 유출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해왔다. 2009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선수 이원석, 2019시즌에 앞서 NC로 향한 양의지의 보상선수 이형범이 대표적 케이스. 특히 이형범은 2019년 뒷문에서 19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의 안정감을 뽐내며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은 제2의 이형범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FA 이적의 보상 차원에서 받는 선수라 그들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러나 이들도 같은 프로선수이고, 올해의 경우 모두 즉시전력감이란 평가를 받았기에 지금보다는 페이스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특히 박계범과 강승호는 두산이 향후 키스톤콤비 세대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데려온 자원이다. 보다 더 나은 활약이 요구된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