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프로 미지명 좌절에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교사의 길로 갈 수 있었지만 한화 육성선수로 야구의 길을 계속 걸어갔다. 한화 신인 외야수 장지승(23)이 그 주인공이다.
장지승은 동산고-성균관대를 졸업했지만 두 번의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두 낙방했다. 성균관대 스포츠학과에서 일반학생 포함 전체 1등 성적으로 교직 이수 기회도 부여받았지만 장지승은 방망이를 놓지 않았다. 육성선수 테스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 번 도전했다.
입단은 육성선수, 옛말로 연습생이었지만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지난 4월6일 상무를 상대한 한화의 퓨처스 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2번타자 우익수로 들어갔다. 첫 경기부터 멀티 홈런 포함 2안타 5타점으로 폭발하더니 두 번째 경기에도 홈런을 쳤다. 첫 5경기 3홈런 9타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에 몇 안 되는 우타 거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장지승에 대해 "팀 내 타구 비거리와 속도가 상위 클래스다. 장타 툴을 갖춘 선수로 강점을 살리기 위해 정경배 타격코치와 스윙 메커니즘을 교정했고, (수비에선) 포구와 타구 판단을 보완하면서 준비했다"며 "코칭스태프가 운동량을 줄이라고 말할 정도로 성실하고 진중한 성격"이라고 전했다.

퓨처스리그 37경기 성적은 135타수 42안타 타율 3할1푼1리 7홈런 33타점 23볼넷 33삼진 출루율 .430 장타율 .570 OPS 1.000. 북부리그 장타율 1위, 홈런 2위, 타점 4위, 출루율 5위, 타율 7위로 의미 있는 성적을 냈고, 지난 26일자로 '육성' 딱지를 떼고 정식선수로 신분이 바뀌었다.
27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1군 콜업을 받은 장지승은 꿈에 그리던 데뷔전까지 치렀다. 8회초 우익수 대수비로 교체출장한 뒤 8회말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KT 투수 하준호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쳐 2루수 땅볼로 4-6-3 병살타가 됐지만 1군에서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장지승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고 판단해 1군에 올렸다. 충분한 플레잉 타임을 주며 성장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장지승은 "1군에 올라오게 돼 정말 기쁘다. 주어진 상황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선수가 되겠다. 장타도 중요하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 스윙을 확실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지승은 통역이 가능할 만큼 빼어난 영어 실력도 있다. 수베로 감독,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 등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교사 대신 야구를 택한 장지승의 명석한 두뇌와 야구에 대한 열정이 1군 무대에서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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