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조율은 완전히 끝났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안타 기계’ 롯데 손아섭(33)은 이제 예정대로 대기록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5월까지 손아섭은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본인은 물론 모두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깊은 슬럼프에 당황했다. 어디서, 어떻게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경기 후 훈련장을 제가 거의 빌렸다고 보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손아섭은 슬럼프 탈출에 안간힘을 썼다. 사실 누구보다 손아섭 본인이 당시 상황을 가장 불안해 했을 터.
삐걱거린 안타 기계를 조율하고 기름칠을 다시 했다. 그리고 6월, 비로소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앞서 두 달 동안 가동이 불규칙적이었던 안타 기계는 본래 모습을 되찾으며 풀가동 시켰다. 5월까지 타율 2할6푼6리(184안타 49안타) 홈런 없이 15타점 OPS .641의 기록에 그쳤던 기록은 현재 타율 3할1푼3리(275타수 86안타) 1홈런 29타점 OPS .759까지 상승했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4할7리(91타수 37안타) OPS .998로 맹폭을 가하며 끌어올린 성과다.
![[OSEN=이대선 기 자] 롯데 손아섭 2021.06.01 /sunday@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30/202106300152770772_60db511ccce7a.jpg)
5월까지 41위였던 타율 순위는 현재 14위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최다안타 3위(190안타)의 위용도 되찾았다. 현재 86안타로 최다안타 레이스에서도 공동 6위까지 뛰어올랐다. 손아섭다운 모습과 안타 기계의 완벽한 회복이다.
지난해 손아섭은 이미 11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기록하며 역대 9번째 대기록을 수립했다. 올해 12년 연속 100안타 기록도 기정사실이다. 아직 7명 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 김현수(LG)와 함께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꾸준하면서 최정상급 실력을 유지했다는 훈장이 기다리고 있다. 현재 손아섭은 1990안타를 기록 중이다. 10안타만 더하면 역대 12번째 2000안타 대기록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는 것은 최연소, 최소경기 기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 최연소 기록은 2012년 장성호(당시 한화)가 기록한 34세 11개월. 이번 주 혹은 내주에 손아섭이 10개의 안타를 채우게 되면 만 33세 3개월 정도에 기록을 달성한다. 장성호의 기록을 1년 넘게 앞당기는 최연소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최소경기 달성도 여유가 있다. 2014년 이병규(당시 LG)의 1653경기. 현재 1624경기를 소화했고 29경기를 덜 치렀다. 2경기 당 안타 1개만 추가해도 무난히 최소경기 기록 달성도 가능하다.
다만, 최연소와 최소경기 시점은 유동적일 수 있다. 기록 달성이 무난한 상황이지만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이 서스펜디드 선언이 되면서 확실한 기록 집계를 위한 과정에는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해당 경기는 10월 7일에 속개될 예정이다. 경기는 10월에 펼치지만 모든 상황과 기록은 6월 27일 당시 기준으로 작성이 된다. 기록은 경기가 끝난 뒤 소급 적용된다. 현재 롯데와 두산 선수들의 기록은 27일 경기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손아섭은 당시 3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기록 반영이 안됐기에 실질적으로는 1991안타를 기록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 즉 2000안타 달성은 기정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한 2000안타 달성 시점은 서스펜디드 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해프닝이 벌어질 수 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