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의 명예는 생명과도 같다 하지 않던가? 하지만 사생활 논란으로 부대의 명예를 실추시켰는데도 여전히 당당했다. 그만큼 떳떳하다는 건지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채널A ‘강철부대’에 똥물을 튀긴 박수민 중사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4월 13일 ’강철부대' 제작진은 707 대원으로 출연해 활약하던 박수민에 대해 돌연 “최근 제기된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출연하지 않는다"라며 “제작진은 박수민 출연 분량을 편집했다”고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거슬렸던 그의 거침없는 언행이 큰 문제가 된 줄 알았다. 방송 초반 박수민은 특전사 대원 박준우(박군)에게 "춤 한 번 보여주지 않겠냐"라고 말하는 등 거침없는, 혹은 무례한 언행으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같은 날 MBC '실화탐사대' 측은 "자신의 실체를 숨긴 채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개인 방송까지 운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17일 방송에서 공개한다"며 "성범죄 피해자로 시작된 A중사의 이야기는 그가 지금껏 저지른 온갖 악행들까지 연이어 들춰냈다"고 예고했다.
다수의 정황이 박수민을 가리켰다. 그러자 그는 다음 날 개인 인스타그램에 “말을 못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고 대응할 가치가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겁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어딘가 억울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방송은 달랐다. ‘실화탐사대’는 4월 17일 방송을 통해 A중사가 결혼 사실을 숨기고 여성들에게 접근했으며, 동의하지 않은 여성의 신체 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유포했다는 의혹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불법 대부업 의혹을 제기했다. 심지어 '초대남' 사건까지 언급하기도.
방송에서는 A중사라고 표기됐지만 박수민이 직접 유튜브를 통해 해명에 나서며 마음 편히(?) 실명을 거론할 수 있게 됐다. 영상에서 그는 제작진의 일방적인 보도에 대해 억울하다며 반박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불법 촬영 및 유포와 여성분에 대한 강요 문제, 학교 폭력, 불법 도박사이트, 대부업 등의 의혹들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실을 전달드리고 잘못한 부분에 있어서는 명확하게 인정하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자 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자 ‘실화탐사대’ 측도 반박에 나섰다. OSEN을 통해 “최소한의 반론 기회조차 부여되지 않았다’는 박중사 측 입장은 잘못된 이야기다.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한 뒤 본인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을 피하고 담당 PD 연락처를 차단했다. 박중사는 방송이 나가기 3일 전 제작진에게 연락을 했다”고 맞섰다.
그렇게 박수민은 일반인으로 돌아가 피해자들과 사건 해결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6월 8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인스타그램에 새롭게 사진을 올렸고 다음 날에는 “‘강철부대’ 리뷰 한다. 촬영 및 편집해 줄 사람 dm 밥 커피쏜다”라는 글을 남겨 황당함을 자아냈다.
이미 박수민의 인스타그램에는 “참나.. 편집 하신 분들한테 미안해 해도 모지랄 판에;; 강철부대 리뷰를... 멘탈 하나는”, “ 여친과의 합의는 했는지 강철부대보다 그게 더 궁금한데요”, “사건해결 결과부터 올리시는게 맞는거 같은데요”, “멘탈갑” 등의 비판 댓글이 더 많다.

결국 그는 2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자신을 음란물 유포 및 '초대남'이라고 폭로한 피해자 A씨를 언급했다. 3~4회 가량 만남이 이어진 뒤 자신이 유부남임을 밝혔지만 반강제적으로 불륜이 이어졌고 A씨가 아내에게 간통 사실을 밝혀 불륜 관계를 끝냈다고.
특히 박수민은 ‘실화탐사대' 측이 카메라를 동반한 채 자신의 부모와 지인들에게까지 찾아 온 탓에 심리적 압박감을 받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로 인해 A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고. 무엇보다 A씨가 ’실화탐사대’ 방송 직전 1억 원을 요구했다며 영상을 시청하는 구독자들을 향해 후원 계좌를 열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박수민의 해명 영상이 공개된 후 끝까지 그를 믿었던 팬들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박수민의 해명이 논란이 된 포인트에 비해 극히 일부인 점, 구독자들에게 후원을 부탁한 점을 두고 비난은 더 커지고 있다. 박수민이 지나치게 뻔뻔한 건지, 정말 억울한 점이 있는 건지. '실화탐사대'를 상대로 법적대응을 시사한 그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찌됐든 박수민은 707부대의 명예에 얼룩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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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