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7이닝 역투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한방에 수습했다.
KT 위즈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6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28일 1군 코치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홍역을 치렀던 KT는 최근 5연승, 원정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시즌 41승 27패.
고영표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 호투로 시즌 7승(3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12호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이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선 하루였다.

고영표는 이날 2-0으로 앞선 1회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며 출발이 좋지 못했다. 물론 이는 이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실점이었다.
고영표는 경기 후 “사실 월요일부터 좋지 않은 일(코치의 코로나19 확진)이 생겨서 혼란스러웠고 집중이 잘 안 됐다”며 “서울 오고 야구장에 나오니 괜찮아졌지만, 타선의 2점 지원에도 3점을 헌납해 미안하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2회부터는 멘탈을 더 잡았다”고 전했다.
이날 호투의 비결은 몸쪽 제구와 슬라이더의 적극 활용이었다.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고영표는 패턴을 바꿔 전체 투구수 87개 중 커브(18개)와 슬라이더(12개)를 30개 구사했다.
고영표는 “경기 전 체인지업이 느낌대로 안 됐다. 경기 돌입해서도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한 게 느껴졌다. 구위도 밋밋했다”며 “이후 (허)도환이 형과 상의해 몸쪽 코스와 슬라이더 구사율을 높였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7이닝 호투는 호투 그 이상의 의미였다. 평소 과제였던 좌타자 몸쪽 제구가 원활하게 이뤄졌기 때문. 고영표는 “원래 좌타자 몸쪽에는 잘 던지지 않는다. 부담이 있었다”며 “오늘을 계기로 폭넓은 로케이션이 가능해질 것 같다. 앞으로 더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영표의 이날 7회까지 투구수는 87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KT 벤치는 8회 투수를 교체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내려왔을 때 8회 올라갈 준비를 했고 감독님도 8회에 던지라고 했지만, 아마 더블헤더 2차전이라 연장이 없어 불펜을 가동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