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유희관(35·두산)에게 다시 통산 100승 기회가 왔다.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다시 한 번 유희관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로켓은 지난 25일 잠실 롯데전에서 4회를 마친 뒤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됐다. 팔꿈치 인대 손상은 아니지만 미세한 석회가 인대를 찔러 통증을 유발했고, 29일 검진 결과 당분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 소견을 받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로켓은 올림픽 휴식기까지 재활해 후반기부터 투입하는 스케줄을 잡았다"고 밝혔다. 오는 18일까지 전반기 남은 일정에서 최소 3경기 로켓의 대체 선발을 써야 하는데 유희관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갔다.

김태형 감독은 "유희관이 로켓 자리에 들어간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취소로) 로테이션이 하루씩 밀려서 간다. 유희관은 금요일 경기 선발이다"고 밝혔다. 2일 광주에서 열리는 KIA와의 원정경기 선발투수로 1군 복귀전을 갖는다.
유희관은 올 시즌 8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8.45로 데뷔 후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1군 제외 후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섰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00.

지난달 9일 KIA전 5이닝 9피안타 1사구 1탈삼진 6실점 패전으로 무너졌다. 16일 롯데전도 5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막은 뒤 23일 LG전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투구가 조금씩 나아지긴 했다.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기대를 갖기 어렵지만 또 다른 선발 자원 곽빈이 지난달 23일 엔트리 말소됨에 따라 1군 재등록까지 시간이 이틀 더 필요하다. 이용찬(NC)의 FA 보상선수로 영입한 박정수도 이적 후 2경기 연속 선발패로 불안했다. 마땅한 대체 자원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유희관이 또 부름을 받았다.
곽빈이 다음 로테이션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한 만큼 유희관에겐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에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1군에서 설자리가 없다. 개인 통산 99승을 기록 중인 유희관은 이후 2경기 연속 패전을 당해 아홉수에 시달렸다. 대망의 100승 달성을 위해서라도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부담스런 상황이지만 KIA 상대로는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5월9일 광주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팀 OPS 10위(.662)로 리그 꼴찌인 KIA 타선이라 충분히 승산 있다. 반대로 KIA에도 무너지면 더 이상 기회를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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