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두산)은 6월 30일 결정적인 만루홈런으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는데 함덕주(LG)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LG 류지현 감독은 지난달 30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좌완 함덕주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해 언급했다.
시즌에 앞서 양석환-남호와의 트레이드로 두산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함덕주는 7경기(선발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85를 남기고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5월 9일 한화전(1⅓이닝 1실점)이 마지막 1군 실전 등판이었다. 양석환은 홈런 16개를 치며 트레이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데 함덕주는 두 달 가까이 퓨처스리그 기록도 없이 2군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류 감독에 따르면 함덕주는 현재 천천히 투구 밸런스를 잡는 과정에 있다. 어떻게든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두산 시절 훈련법이었던 불펜 투구수를 늘리는 방식을 택했지만, 더딘 회복으로 이어지며 새롭게 LG 훈련 시스템을 배우기로 했다.
류 감독은 “처음에 불펜 투구 개수를 늘리겠다고 해서 만류했지만, 결국 투구수를 늘렸다. 그랬더니 회복이 더뎠고, 지금 다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옆집과는 훈련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함덕주는 기존 방식을 고집한 반면 우린 우리만의 시스템으로 접근했는데 처음에 선수가 좋지 않다고 하니 의견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류 감독은 함덕주를 급하게 콜업할 생각이 없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당연히 밸런스를 잡은 이후 퓨처스리그 경기를 봐야겠지만, 일단 현재로서는 순위싸움의 분수령이 될 후반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때 두산에서 가을사나이로 불렸던 함덕주의 큰 경기 경험이 우승을 노리는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류 감독은 “아직 합류를 못하지만, 후반기 승부처 또는 단기전으로 가는 시점에서 함덕주의 힘이 필요하다”며 “경험이 많기 때문에 후반기 승부처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준비를 잘하고 있고, 정상적으로 올라온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함덕주는 실제로 두산 시절 팀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불펜 핵심 요원이었다. 정규시즌 통산 55세이브-32홀드와 함께 포스트시즌 마운드를 무려 21차례나 경험했다. 그 중 절반이 넘는 12경기가 한국시리즈다. 2002년 이후 20년 가까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하고 있는 LG이기에 함덕주 특유의 가을 DNA가 고스란히 전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5월 24일 2군으로 내려간 또 한 명의 트레이드맨 채지선은 퓨처스리그서 7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 중이다. 다만, 류 감독은 “의욕이 많은 것 같은데 2군 결과가 현재 1군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2군에서 추천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