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의 9년 뒤 모습이 청사진으로 드러났다. 2030년까지 세계 프리미엄 전기차 선두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볼보차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자체 OS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볼보자동차는 한국시간 30일 밤, 스웨덴 고텐버그에서 개최된 ‘테크 모멘트(Volvo Cars Tech Moment)’ 이벤트에서 미래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0년 전기차 회사로의 전면적인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볼보자동차의 미래 기술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였다. IT 공룡 구글(Google)을 비롯해 루미나(Luminar), 노스볼트(Northvolt), 엔비디아(NVIDIA) 등 주요 파트너사의 대표들도 현장에서 행사를 참관했다.

볼보차의 청사진은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완전한 전기차 회사로 전환을 위한 배터리 공급 계획,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확대를 위한 계획, 컴퓨팅의 중앙 집중화, 차세대 안전 기술에 대한 계획 등이다.
볼보자동차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s), 하칸 사무엘손(Håkan Samuelsson)은 “볼보자동차는 오는 2030년까지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94년 역사상 가장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지금은 이러한 발전에 있어 흥미로운 시기로 원활한 연결성,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표준, 그리고 수준 높은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순수 전기차에 대한 고객 요구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자동차는 그 동안 새로운 안전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실제 도로 상황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해왔다. 차세대 볼보자동차는 여기서 나아가 도로 위의 자동차로부터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받아 분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데이터 제공을 동의하는 이들에 한해서다.
이 과정에서 루미나(Luminar)의 고해상도 라이다(LiDAR) 센서가 역할을 한다. 볼보자동차 엔지니어는 전 세계 수만 명의 운전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스트 트랙이 아닌 특정 지리적 위치에 대한 자율주행(AD, autonomous drive) 기술의 안전성을 더 빨리 검증하고 확인할 수 있다.
볼보자동차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부문을 담당하는 젠스엑트(Zenseact)의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s Officer), 오드가르드 앤더슨(Ödgärd Andersson)은 “실시간 데이터의 도움을 받게되면 그 동안 수년이 걸리던 개발 프로세스를 며칠 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보자동차와 젠스엑트는 데이터 수집을 위해 200 페비 바이트(약 2억 2,500만 기가 바이트) 이상의 데이터 저장이 가능한 데이터 센터 설립을 위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볼보자동차 R&D 총괄, 매츠 모버그(Mats Moberg)는 “안전이 우리의 헤리티지이자 근간이라면, 소프트웨어는 현대 DNA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볼보자동차 사고조사 연구팀이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전문 지식을 쌓아왔지만, 앞으로는 AI를 활용해 새로운 가상 사고 연구팀의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의 매력이 전통적인 차의 속성이 아닌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능과 특성으로 정의됨에 따라 볼보자동차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차세대 순수 전기차에는 ‘볼보자동차. OS(VolvoCars.OS)’라는 명칭의 자체 운영 체제(OS)로 구동될 예정이다.
또한 볼보자동차는 앞으로 개별 기능과 시스템을 제어하는 차의 여러 전자 제어 장치에 의존하는 대신, 사내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강력한 코어 컴퓨팅 시스템(Core Computing System)에서 실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차세대 순수 전기차에 처음으로 탑재될 예정으로 비전 프로세싱(vision processing)과 인공지능, 일반 컴퓨팅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지원하는 3개의 메인 컴퓨터로 구성된다.
볼보자동차의 자체개발 소프트웨어, 중앙 컴퓨터 제어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IT 업계 선두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NVIDIA는 핵심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구글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분야에서 볼보와 공동 개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오픈 API를 통해 자체 운영시스템 ‘VolvoCars.OS’를 혁신적인 서드파티(third party) 개발자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헨릭 그린는 “가능하다면 진정한 IT 업계 선두기업과 협력하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며, “구글은 구글 지도 구글 어시스턴트 등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분야의 진정한 선두주자이며, 엔비디아는 사용자가 최고의 컴퓨터 제어 기능에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전략적 파트너를 통해 우리는 100% 자체개발 하는 것 보다 훨씬 높은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 개선을 위해서는 스웨덴의 배터리 제조기술 선두 기업, 노스볼트(Northvolt)와 협력한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배터리 셀보다 50% 이상 에너지 밀도를 높여 에너지 밀도의 이정표를 1000Wh/L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 10년 이내에는 1,000km의 실주행 거리를 달성하게 된다. 고속 충전 기술의 개선으로 충전 시간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볼보자동차 최고 기술 책임자, 헨릭 그린(Henrik Green)은 “우리는 고객이 순수 전기차를 운전하는 것을 통해 누리는 혜택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며 “배터리 셀의 설계와 통합을 단순화하는 것을 통해 무게는 줄이고, 공간은 극대화하여 배터리 용량과 범위, 충전 시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T 공룡 구글과의 협력은 다방면에서 이뤄진다. 볼보자동차그룹은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맵스, 구글 플레이가 내장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Android Automotive OS)로 구동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를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인포테인먼트와 연결성을 한 단계 더 진화 시키기 위해 구글과의 전략적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차세대 볼보자동차에는 고품질 콘텐츠와 가독성 높은 정보, 반응도 높은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대형 중앙 터치 스크린이 도입된다. 필요한 모든 기능을 터치 또는 음성 명령으로 쉽게 사용하도록 개발했으며 즉각적으로 필요한 정도 또한 여러 번의 터치 사용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구현했다. 모바일 기기 연결성도 제공해 휴대전화를 키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충전소 검색과 요금 지불, 스마트홈 기기와의 연결과 같은 새로운 기능도 도입된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