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도 피하지 못한 '10연패' 한화 감독 잔혹사…외국인 첫 불명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7.02 05: 31

외국인 감독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명장과 레전드 출신 감독들에 이어 외국인 감독까지 '한화 10연패' 잔혹사를 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일 대전 두산전에서 3-10으로 패했다. 지난달 19일 대전 SSG전부터 시작된 한화의 연패는 결국 '10'으로 불어났다. 10연패 시작 전까지 4연패가 팀 최다 기록으로 잘 버텼지만, 한 번 무너지자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10연패 기간 한화는 22득점, 71실점, 득실점 마진 -49로 투타에서 압도적으로 밀렸다. 득실점을 기반으로 하는 피타고리안 승률(.095)도 1할이 되지 않는다. 9연패를 당한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마무리투수 정우람이 9회 1점 리드를 날리며 5실점으로 무너진 것이 아쉽다. 

이닝종료 후 한화 수베로 감독이 아쉬워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1.06.15 / soul1014@osen.co.kr

이로써 한화는 구단 역대 7번째로 두 자릿수 연패 굴욕을 당했다. 전신 빙그레 시절이었던 지난 1993년 6월 김영덕 감독 체제에서 구단 최초 10연패를 당했다. 한화로 팀명이 바뀐 뒤에는 2009년 김인식 감독 시절 6~7월, 8월 각각 12연패, 10연패로 한 해 두 번의 두 자릿수 연패를 기록했다. 
2010년 4~5월 한대화 감독도 11연패를 당했다. 김응룡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시작한 2013년은 개막 13연패로 리그 역대 불명예 기록을 썼다. 지난해에도 5~6월에 걸쳐 리그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한용덕 감독이 14연패 후 물러났고,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에서 4연패를 더해 18연패했다. 
경기후 한화 김응룡 감독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jpnews@osen.co.kr
김영덕, 김인식, 김응룡 감독은 모두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시대의 명장들이었다. 한대화, 한용덕 감독은 선수로 레전드급 성적을 낸 스타 출신 감독들이다. 우승 명장도, 스타 감독도 막을 수 없었던 한화 10연패 불명예를 구단 첫 외국인 감독도 피하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의 10연패는 KBO리그 외국인 감독 최초 불명예 기록이기도 하다. 2009년 9월~2010년 4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2017년 7월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이 기록한 7연패가 종전 최다 기록이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과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6연패가 최다 기록으로 지난 5월 나란히 기록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하면서 전면 리빌딩에 나선 한화의 고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 시즌 초반 파격 시프트와 젊은 선수들의 깜짝 활약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팀 전력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기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9회 한화 수베로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1.05.28 /jpnews@osen.co.kr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항상 말했지만 선수 개개인의 성장이 중요하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싸우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정체성이다. 그런 부분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긴 연패에 장사 없지만 지금 이 고난을 참고 견뎌야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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