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퀄리티스타트(QS) 공동 1위(12회)에 빛나는 고영표(KT)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KT 이강철 감독의 대답은 “예스”였다. 장기인 체인지업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서도 빛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시선이었다.
군에서 돌아온 고영표는 2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하게 올 시즌 13경 7승 3패 평균자책점 3.38로 호투 중이다. 피안타율 .228 WHIP 0.98 9이닝당 볼넷 1.42개라는 안정적인 수치와 함께 13경기 중 무려 12경기서 수준급 선발투수의 상징인 QS를 해냈다. 5월 26일 SSG전부터 최근 6경기 연속 QS 행진을 펼치는 중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16일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강철 감독은 프로 입단 8년만에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뽑힌 고영표의 국제 무대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사실 일본은 잘 모르겠다. 아시아 쪽에는 고영표와 같은 유형의 투수가 많다”면서도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은 체인지업을 던지면 그냥 스윙할 것 같다. 방망이와 공의 차이가 많이 날 듯싶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그 동안 태극마크를 단 잠수함 투수들은 유니크한 투구폼으로 인해 주로 ‘미국 및 중남미 맞춤형’으로 기용되곤 했다. 임창용, 정대현, 박종훈, 임기영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 최근 KT에서 방출된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조일로 알몬테는 박종훈의 투구를 보고 “똑바로 오는 구종이 하나도 없다. 무브먼트까지 좋아서 대처가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이드암 투수들이 그만큼 아메리카 권역의 선수들에 효과 만점이었다.
이번 대표팀에도 고영표를 비롯해 한현희(키움), 최원준(두산) 등 3명의 잠수함투수가 이름을 올린 상황. 그 중에서도 예리한 체인지업이 장기인 고영표가 가장 국제무대에 적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감독은 “(최)원준이, (한)현희보다 (고)영표가 더 유리하다. 원준, 현희는 직구가 강점인 반면 영표는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갖고 있다. 물론 나머지 둘도 체인지업이 있지만 피렐라(베네수엘라, 삼성), 라모스(멕시코, 전 LG)는 영표 공을 하나도 못 쳤다. 통한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고영표의 올 시즌 외국인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할 초반대로 상당히 낮다. 실제로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외인들을 제법 볼 수 있었다. 결국은 다른 단기전, 국제대회와 마찬가지로 당일 컨디션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가서 멘탈적으로 얼마나 이기고 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이길 수 있는 무기는 다 갖추고 있기에 적응을 통한 100% 실력 발휘가 관건이다. 우리는 많이 본 투수라 익숙하지만 사실 영표 공은 처음 보고 치기 쉽지 않다”고 높이 평가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