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파이어볼러와 특훈, 미란다가 지치지 않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7.02 13: 24

두산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2)는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진 미란다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9-3으로 넉넉한 리드였지만 한 이닝 더 갔다. 8회 9개의 공으로 이닝을 끝낸 그는 총 투구수 111개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첫 8이닝 투구로 6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3실점 호투.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6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투구에 성공한 미란다는 시즌 7승(3패)째를 거뒀다. 탈삼진 1위(113개), 이닝 5위(87⅔), 평균자책점 9위(2.87)에 오르며 KBO리그 적응을 완료했다. 
두산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이 무릎에 이어 팔꿈치 통증으로 두 번 이탈했지만 미란다가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다. 경기당 투구수 102.1개로 '고무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104.4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직구 평균 146km 강속구를 뿌리지만 힘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7회말을 마친 두산 선발 미란다가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1.06.01 /rumi@osen.co.kr

경기 후 미란다는 "많은 공을 던지기 위해 육체적으로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 캠프 때부터 운동한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같은 쿠바 출신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33·뉴욕 양키스)과 함께 훈련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롤디스 채프먼 /soul1014@osen.co.kr
메이저리그 12시즌 통산 292세이브를 기록 중인 채프먼은 전 세계 최고 파이어볼러로 유명하다. 2010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그리고 2017년 양키스에서 던진 105.1마일(약 169km)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구속 기록으로 남아있다. 만 33세 베테랑이 됐지만 올해도 리그 최고 구속 103.4마일(약 166km)을 뿌리며 건재를 알리고 있다. 
양키스 동료 투수 잭 브리튼은 "채프먼은 육체의 표본이다. 몸이 유연하고, 팔은 채찍 같다. 물리적 표본을 넘어 괴물의 몸이다"고 표현했다. 이렇게 신체적 능력도 타고났지만 지금까지 롱런하는 데에는 훈련의 힘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투구 훈련 외에 각종 웨이트와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한다. 
미란다는 이런 채프먼과 함께 4년째 비시즌마다 함께 훈련하고 있다. "채프먼은 내게 있어 아이돌이다. 우상 같은 존재와 친하게 지내면서 훈련도 같이 하니 야구 커리어에도 큰 도움이 된다. 채프먼은 내게 조언도 많이 해주고, 형 같은 존재"라는 게 미란다의 말이다. 
시즌 초반 제구가 흔들리는 등 KBO리그 적응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채프먼과 같이 한 트레이너가 한국에 입국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란다는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할 수 있게 배려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시즌이 길기 때문에 채프먼처럼 육체적인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며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두산은 경쟁력 있는 팀이다. 두산의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7회말을 마친 두산 선발 미란다가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21.06.18/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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