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팀 훈련에 앞서 야수들을 홈플레이트에 집합시켰다. 투수들은 외야에서 캐치볼로 몸을 풀었다.
수베로 감독은 홈플레이트 주위에 둘러선 야수들에게 한참 이야기한 다음, 1루 베이스로 선수들을 데리고 이동했다. 1루 베이스에서 직접 1루수의 수비 동작을 하면서 주루에 대해 오래 이야기했다. 평소 홈경기 때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비, 주루를 지도하기도 하는데, 이날은 목소리 톤이 높았다. 잠실구장 중앙 관중석 뒤쪽까지 들릴 정도였다.
경기 전 취재진 브리핑,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의 미팅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자 "선수들에게 필드에 나가면 100%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한다. 그런데 가끔 그에 못 미치는 플레이가 나와서 다시 한 번 주지시키고 주문시켰다"고 말했다.

타자들은 수베로 감독의 그라운드 미팅 이후에 한 명씩 차례로 홈플레이트에서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했다. 수베로 감독이 1루 베이스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한 명도 빠짐없이 힘껏 달렸다.
수베로 감독은 "(연패)결과가 안 좋을 때, 평범한 땅볼을 치고서 1루 뛰어가는 것이 짜증이 나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며 "개인적인 감정이 팀 보다 앞서 나갈 때가 있다. 개인 감정은 넣어 두고 해야 할 것이 있다. 끝까지 플레이를 하자는 취지로 주루 미팅을 한 것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최하위 한화는 현재 10연패에 빠져 있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이보다 긴 연패를 경험해봤다"며 "연패를 당하면 육체적인 것 보다는 멘탈의 문제다. 5연패, 6연패를 하고 나면 선수들도 '꼭 이겨야 한다', '연패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압박으로 다가오면서 멘탈에 영향을 미친다"고 심리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상대가 우리보다 많이 뛰어나서 우리가 이렇게 진 것이 아니다. 한 번 연패를 끊으면 다시 해 왔던 정상적인 시즌으로 돌아올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 선발은 김민우다. 열흘 휴식 후 등판이다.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는 부상은 아니고 이닝 수 등 피로도가 쌓였다고 판단해 휴식을 줬다. 선수도 피로를 느꼈다. 피로를 해소하고 돌아와 잘 던져서 오늘 승리 투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오늘 승리를 거두면 앞으로는 엔트리에서 안 뺀다. 김민우가 엔트리에서 빠지고서 10연패를 당했다"고 웃으며 말하는 여유를 보였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