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행 고사 후 12⅔이닝 1실점…“난 원래 이 곳에 선발로 왔다” [수원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7.02 22: 25

KT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위기의 남자에서 효자 외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KT 위즈는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6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시즌 43승 27패. KT의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은 9연승이다.
승리의 주역은 쿠에바스였다. 그는 선발투수로 나서 7⅔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 107구 역투로 시즌 4승(3패)째를 신고했다. 시즌 최다 이닝으로 승리를 이끌며 “쿠에바스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는 이강철 감독의 칭찬을 들었다.

17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6회초 종료 후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KT 선발 쿠에바스가 미소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이동하고 있다./ksl0919@osne.co.kr

쿠에바스는 경기 후 “팀 승리에 많은 도움이 돼 기쁘고, 앞으로도 팀 승리에 도움 될 수 있는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5월 5일 고척 키움전에서 4⅔이닝 10실점으로 부진했던 쿠에바스는 이날 설욕에 성공했다. 그는 “키움과의 지난 경기 때 10점을 줘서 오늘 되갚아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선발 야구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준비를 열심히 했고, 경기 나가서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또 다른 호투 비결을 전했다. KT는 6월 25일 대전 한화전부터 선발투수가 6연승을 거두고 있다.
쿠에바스는 사실 지난달 19일 두산전에서 6⅓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구단으로부터 불펜행 제안을 받았다. 거듭된 부진으로 선발보다는 불펜이 적합하다는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 있었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이를 고사했고, 선발진에 잔류해 2경기 12⅔이닝 1실점 반등에 성공했다.
쿠에바스는 “사실 처음 불펜행 제안을 들었을 때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그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없었다”며 “난 원래 선발로 여기에 왔고 또 계속 선발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당시 들었던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난 선발이 훨씬 잘 맞는다. 미국에 있을 때 불펜 경험도 있지만 기록이 좋지 않았다”며 “선발은 많은 투구수를 던지지만, 불펜은 매일 준비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내 능력을 봐서는 선발이 훨씬 낫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지금의 호투가 불펜행 제안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어쨌든 이는 쿠에바스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그는 “올해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며 “오늘 경기에서는 확실히 좋았을 때의 느낌을 회복했다”고 흡족해했다.
쿠에바스의 올 시즌 목표는 팀의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다. 그는 “올해 캠프 때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잡고 준비했다”며 “올해도 가을야구에 간다면 당연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그렇게 준비하겠다. 기복 없는 투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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