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위기의 남자에서 효자 외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KT 위즈는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6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시즌 43승 27패. KT의 창단 최다 연승 기록은 9연승이다.
승리의 주역은 쿠에바스였다. 그는 선발투수로 나서 7⅔이닝 4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 107구 역투로 시즌 4승(3패)째를 신고했다. 시즌 최다 이닝으로 승리를 이끌며 “쿠에바스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는 이강철 감독의 칭찬을 들었다.

쿠에바스는 경기 후 “팀 승리에 많은 도움이 돼 기쁘고, 앞으로도 팀 승리에 도움 될 수 있는 좋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5월 5일 고척 키움전에서 4⅔이닝 10실점으로 부진했던 쿠에바스는 이날 설욕에 성공했다. 그는 “키움과의 지난 경기 때 10점을 줘서 오늘 되갚아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선발 야구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준비를 열심히 했고, 경기 나가서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또 다른 호투 비결을 전했다. KT는 6월 25일 대전 한화전부터 선발투수가 6연승을 거두고 있다.
쿠에바스는 사실 지난달 19일 두산전에서 6⅓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뒤 구단으로부터 불펜행 제안을 받았다. 거듭된 부진으로 선발보다는 불펜이 적합하다는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 있었다. 그러나 쿠에바스는 이를 고사했고, 선발진에 잔류해 2경기 12⅔이닝 1실점 반등에 성공했다.
쿠에바스는 “사실 처음 불펜행 제안을 들었을 때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그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없었다”며 “난 원래 선발로 여기에 왔고 또 계속 선발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당시 들었던 감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난 선발이 훨씬 잘 맞는다. 미국에 있을 때 불펜 경험도 있지만 기록이 좋지 않았다”며 “선발은 많은 투구수를 던지지만, 불펜은 매일 준비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내 능력을 봐서는 선발이 훨씬 낫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지금의 호투가 불펜행 제안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어쨌든 이는 쿠에바스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그는 “올해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며 “오늘 경기에서는 확실히 좋았을 때의 느낌을 회복했다”고 흡족해했다.
쿠에바스의 올 시즌 목표는 팀의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다. 그는 “올해 캠프 때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잡고 준비했다”며 “올해도 가을야구에 간다면 당연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그렇게 준비하겠다. 기복 없는 투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