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6연승 기세를 앞세워 천적 에릭 요키시(키움)까지 넘어섰다. 중심타자도 서슴없이 번트를 대는 ‘독한야구’로 이뤄낸 결과였다.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 키움의 시즌 6번째 맞대결. 양 팀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KT)와 에릭 요키시(키움)가 3회까지 명품투수전을 펼치며 금요일 밤을 달궜다. 쿠에바스는 3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 요키시는 1볼넷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빠른 템포의 투구로 순식간에 이닝이 삭제됐다.
그런 가운데 KT가 4회 선두 황재균과 강백호의 연속안타로 먼저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기회가 고스란히 클린업트리오로 이어지며 대량 득점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KT의 선택은 스몰볼이었다. 4번타자 배정대에게 희생번트를 시키는 과감한 작전을 선보이며 무사 1, 2루를 1사 2, 3루로 만들었고, 5번타자 허도환에게도 스퀴즈 번트를 지시하며 중심타선의 연속 번트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KT의 작전야구는 계속됐다. 2사 3루서 장성우의 자동고의4구에 이어 강민국이 등장한 가운데 0B-2S의 불리한 카운트서 더블스틸이 나왔다. 포수 박동원은 투구를 잡자마자 2루에 송구했고, 2루로 향하던 1루주자 장성우가 잠시 속도를 늦춘 사이 3루주자 강백호가 재빠르게 홈을 밟았다. 상대 에이스이자 천적인 요키시에게 작전으로만 2점을 뽑아낸 순간이었다. 요키시는 통산 KT에 6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35로 강했다.
KT는 기세를 몰아 6회 선두 황재균의 안타와 포수 견제 실책, 폭투로 맞이한 1사 3루서 배정대-허도환의 연속 적시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완벽한 작전 야구를 선보인 선두 KT는 키움을 4-1로 꺾고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훌륭하게 작전을 수행해줘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작전 성공의 묘미를 한껏 만끽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