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에 도전하는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선발진은 아직 온전히 가동되지 않고 있다.
3년차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는 확실한 에이스로 건재하다. 그러나 3년 동안 루친스키의 파트너는 매번 교체가 됐다. ‘원펀치’는 극강이지만 ‘투펀치’는 에이스를 확실하게 뒷받침하지 못했다. 2019년 에디 버틀러가 부상으로 교체됐고 뒤이어 크리스천 프리드릭이 합류했지만 이듬해 마이크 라이트로 바뀌었다. 라이트도 안정감을 심어주는 투수는 아니었고 올해 웨스 파슨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파슨스는 올해 13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3.80(71이닝 30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 8회, 피안타율 2할1푼7리, 무엇보다 9이닝 당 탈삼진이 10.90개에 달한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아리엘 미란다(두산, 11,69개)에 이은 2위다. 150km를 넘나드는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의 구위는 위력적이다. ‘스탯티즈’에 의하면 파슨스의 올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8.5km. 장점은 확실하다.

하지만 파슨스는 일단 중반까지 건강과 꾸준함을 증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눈에 띄는 기록은 준수하다. 그러나 일단 외국인 투수로서 로테이션을 항시 지키지는 못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어깨 염증으로 뒤늦게 합류했고 최근에는 팔꿈치 뭉침 증세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 뛰었다.
지난 2일 창원 삼성전에 복귀해서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치며 성공적으로 복귀를 했다. 투구수도 110개를 던지며 문제 없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하지만 이날 역시 볼넷 4개, 사구 2개를 내줬다. 4사구가 발목을 잡았고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 한 번도 6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이닝이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구위로 승부하는 타입으로 미흡한 제구력이 아쉬움으로 따라다니고 있다. 현재 9이닝 당 볼넷 4.82개로 규정이닝 투수들 가운데 최다 2위에 해당한다. 구위에 비해 제구라는 단점이 극명하게 대조된다. 구위와 제구의 조화가 아쉽다.
이동욱 감독은 “힘으로, 구위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주자가 나갔을 때 제구가 흔들린다. 제구가 돼서 상대 타자들을 압박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6회를 채우더라도 100개를 항상 넘겨서 마무리 짓는다. 주자가 나갔을 때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자가 누상에 출루했을 때 흔들리는 약점은 결국 주자보다는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주자를 덜 신경쓰게 되고 도루 허용도 많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파슨스는 올해 17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 실패는 단 3개 뿐. 지난 2일 삼성전에서 파슨스는 무려 5개의 도루를 헌납했다.
이동욱 감독은 “던지는 것에만 집중하면서 투구 리듬을 찾으려고 했다고 한다. 주자 견제에 대한 밸런스와 리듬이 떨어졌다고 본인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주자 견제도 썩 좋지 않은 편이고 이를 교정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 이 감독은 “견제 동작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본인도 잘못한 점을 인정하고 있기에 다음 경기에서는 다시 잘 준비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이동욱 감독은 선발진에서의 아쉬움을 전했다. 지난해 압도적이었던 챔피언의 면모를 과시하지 못하면서 올해는 중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구창모의 복귀가 요원해진 상황에서 지난해 혜성처럼 떠오른 송명기도 아직 부침을 겪고 있다. 신민혁, 이재학, 김영규 등도 부진과 부상으로 온전히 선발진을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 루친스키만 믿어야 하는 선발진의 현실에서 파슨스가 정상궤도에 올라서지 못하는 점이 다소 아쉬운 대목. 과연 파슨스는 극명한 장단점이 절충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