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외계생명체’ 같은 괴력에 상대 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서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2타수 무안타 3볼넷 1득점의 기록을 남겼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기록은 3볼넷이다. 1회말 무사 1루 첫 타석에서는 볼티모어 선발 호르헤 로페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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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2회부터. 2사 3루 위기에 몰린 볼티모어 벤치는 고의 4구로 오타니를 거르는 선택을 하며 1루를 채웠다. 경기 중후반의 접전 상황도 아닌 경기 초반의 고의4구는 보기 드믄 광경이었다. 후속 타자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앤서니 렌던이라는 점을 감안했고 볼티모어의 선택은 적중했다. 에인절스 홈팬들의 야유를 딛고 볼티모어는 렌던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오타니는 5회에는 2루수 땅볼을 기록했고 6회말 2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2회와 비슷한 상황이었고 볼티모어 벤치는 다시 한 번 오타니를 걸렀다. 두 번째 고의4구. 오타니의 한 경기 고의4구 2개는 처음이다. 볼티모어는 후속 렌던을 우익수 뜬공을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오타니를 향한 집중 견제가 시작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 장면이다. 마이크 트라웃이 부상으로 복귀가 요원한 가운데 오타니의 뒤를 받치는 렌던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올해 투타 겸업을 하면서도 전반기가 마무리 되기 직전 30홈런을 때려냈고 최근 15경기 타율 3할 3푼3리 13홈런 21타점 OPS 1.549로 절정의 생산력을 과시하고 있는 오타니를 철저히 피해가는 것은 어쩌면 상대의 당연한 전략일 수 있다.
볼티모어 브랜든 하이드 감독은 “렌던을 몇 년동안 지켜봤다. 그를 무시할 생각은 없다. 훌륭한 선수이고 좋은 타자”라면서 “현재 오타니는 우리와 다른 행성에서 숨쉬고 다른 영역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라면서 오타니와 승부를 피하고 렌던을 상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 역시 상대의 고의4구 작전을 전적으로 존중했다. 매든 감독은 “고의4구로 오타니를 거르는 것은 상대의 탓을 하기 힘들다. 현재 렌던은 최고의 모습이 아니다. 우리가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적절하게 라인업을 변화시켜야 하는 게 우리의 과제다”라고 했다.
그러나 오타니의 타격 장면을 더 많이 눈에 담고 싶은 메이저리그 전문가의 생각은 달랐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동생으로 현재 ‘FOX스포츠’의 분석가로 활약하고 있는 벤 벌랜더는 자신의 SNS에 “오타니에게 볼넷을 그만 줘야 한다. 오타니의 타격을 볼 자격이 있다”라며 오타니가 1루로 걸어나가는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