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11구 적시타&3안타, 그리고 명품 수비…교주님 부활절 [오!쎈 창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7.04 20: 20

‘교주님’이 부활했다.
삼성은 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5-0, 5회 강우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3연승을 달렸다.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선발 마이크 몽고메리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경기. 몽고메리는 이날 3이닝 70구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마쳤다. 하지만 몽고메리보다 경기의 몰입도를 높이고 팀의 승리까지 이끈 선수는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이학주였다. 공격에서 3안타 2타점, 수비에서도 여러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이날 승리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4일 오후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2회초  1사 1,3루 삼성 이학주가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2021.07.04 /youngrae@osen.co.kr

지난 2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재차 1군 콜업된 이학주다. 5월 중순 어지럼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이학주의 복귀 소식은 한 달이 넘도록 들리지 않았다. 김지찬이 좀 더 많은 기회를 받았고 이학주가 1군에 없는 사이 한화에서 오선진이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이학주의 입지가 좁아지는 신호인 듯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45일 만의 복귀전에서 끈질긴 승부 근성을 선보이면서 자신이 1군에 생존해야 하는 이유를 각인시켰다. 허삼영 감독은 “허 감독은 “공격에서 오랜만의 1군, 야간경기여서 빠른 공 대응은 늦었지만 안정된 수비를 보여줬다. 그리고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좋았다”라면서 “이전과 다르게 배트를 짧게 쥐었다.  짧게 배트를 쥐니까 공하고 임팩트를 빨리 할 수 있다. 앞으로 좋은 타구가 생산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 한 것 같다”라면서 이학주를 칭찬했다.
칭찬은 이학주를 더욱 승부사로 탈바꿈 시켰다. 매 타석 허투루 보내지 않았고 득점 상황마다 모습을 비췄다. 2회초 이원석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나간 삼성, 이후 이학주 앞에 1사 1,3루 기회가 마련이 됐다. 이학주는 침착하게 볼을 골라냈다. 함부로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 풀카운트 승부를 이끌었다. 그리고 6구부터 10구까지 자신의 히팅 존이 아닌 공들은 모두 커트를 해내면서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결국 11구 승부 끝에 2-0으로 달아나는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경기 초반 분수령 장면에서 이학주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선보였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했고 8구 승부를 펼치면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닝의 선두타자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이후 강한울의 볼넷과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피렐라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4-0으로 달아난 5회초. 앞서 무사 1루에서 오재일의 적시 2루타가 나왔지만 후속 이원석과 김동엽이 범타로 물러나 2사 2루가 됐다. 안정적 리드를 위해서 추가점이 더 필요한 상황. 이 과정에서 이학주는 배트를 과감하게 휘둘렀다. 상대 폭투까지 나오며 만들어진 2사 3루 상황, 3볼 카운트에서 과감하게 공략했다. NC 투수 최금강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139km 한복판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점수 차를 5-0까지 벌리면서 삼성은 여유있게 승리의 기운을 잡을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이학주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4회 2사 후 강진성이 중견수 방면으로 빠져나가는 듯한 강한 타구를 때렸지만 이학주가 슬라이딩으로 타구를 걷어냈고 곧장 일어나서 1루에 강한 송구를 뿌려 이닝을 매듭지었다. 5회초에도 무사 1루에서 박준영의 큰 바운드의 땅볼 타구를 잡은 뒤 직접 2루를 밟고 1루에 송구, 원맨 더블플레이를 만들어 냈다. 
이학주의 공수 원맨쇼가 삼성의 3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이학주는 "팀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 1군 복귀를 했는데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수비, 타격에서 집중했다"라면서 "기존과 달라진 건 없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함께 준비를 잘 하도록 도와주신 오치아이 에이지 2군 감독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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