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설립 26주년을 맞아 꽤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한다. 조직을 새로 정비하고 대외 소통을 강화하는 등 협회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orea Automobile Importers & Distributors Association, 약칭 KAIDA)는 6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5대 전략적 방향성’을 발표했다. KAIDA는 1995년 ‘회원사의 공통 관삼사항을 대변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권을 부여하며, 한국 자동사시장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현 수장은 작년 10월 28일, 14대 회장으로 취임한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그룹사장이다. 이사회는 코네베아그 회장을 비롯해 타케무라 노부유키(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 부회장, 임한규 부회장, 토마스 클라인(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부회장으로 꾸렸다.

6일의 기자회견은 코네베아그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관장한 KAIDA 공식 행사다. 그 사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행사를 가로막았다.
르네 코네베아그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KAIDA는 지난 26년간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1995년 연간 수입차 판매량은 6,921대였으나 2020년엔 27만 4,859대가 팔려 40배나 시장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 사이 회원사는 승용 브랜드 23개, 상용 브랜드 4개 등 27개사가 됐고, 승용 브랜드가 508개 모델을, 상용 브랜드가 114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입차시장은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가 공통적으로 맞고 있는 전동화, 친환경화의 바람이다. KAIDA 출범 26주년이 특별한 게 아니라 이 같은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는 게 더 막중한 현안이 됐다.
KAIDA는 각 브랜드별 대응과는 별도로 협회 차원에서 좀더 조직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그 실천 방안으로 ‘5대 전략적 방향성’도 정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5대 전략적 방향성’은 ‘적극적 소통’ ‘투명성 제고’ ‘친환경’ ‘국내자동차산업 기여’ ‘사회 공헌’ 등 5가지 의제를 말한다.
적극적 소통의 대상은 소비자, 정부, 기업, 미디어 등 수입자동차 환경을 구성하는 모두가 된다. 소통 강화를 위해 KAIDA는 ‘환경’ ‘안전’ ‘전기차’ ‘AS’ ‘법률’ ‘소비자’ ‘상용차’ 등 7개 워킹그룹을 두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투명성 제고는 각종 통계자료와 정보의 공유로 실천된다. 전략 발표를 맡은 임한규 부회장은 “KAIDA는 정확하고 세부적인 통계자료와 데이터를 제공해왔는데, 단편적인 통계 제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가 원하는 통계를 직접 추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하반기에는 고도화, 시각화된 통계도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좀더 건설적인 제안도 했다. 그 동안 회원사를 대상으로 제공되던 자동차 관련 법규의 ‘영문 서비스’를 비회원사와 부품사 등 외부관계자들에게도 공개하기로 했다. 수입차 업계의 현황을 담은 팩트북(Factbook)도 꾸준히 발간하기로 했다. 팩트북은 지난 3월 1호가 나왔다.
친환경 이슈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다. 세계 주요 국가와 도시들은 앞다퉈 내연기관 자동차 종식을 선언하고 있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독일 영국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은 2030년까지 탈 내연기관을 선언했고, 우리나라 수도 서울도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운행 금지를 결정했다.
KAIDA 회원사들도 이에 발맞춰 중장기 탄소중립 계획을 수립하고 청사진을 발표했다. KAIDA 회원사들의 친환경화 플랜은 이미 실천되고 있다. 2010년 친환경 차량의 판매 비중은 2.5%에 머물렀으나 2020년은 18.1%까지 급등했다. 올해는 4월까지 판매된 차량의 1.4%가 전기차, 7.3%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1.9%가 하이브리드였다.
KAIDA 회원사들의 중기 계획은 친환경화가 더욱 뚜렷하다. 향후 3년간 46종 이상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고, 32종 이상의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소개될 예정이다. 전동화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배터리 전기차는 53종 이상이 도입 예정이다.
임한규 부회장은 “회원사들은 전기차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6월까지 전국에 650기의 충전기가 보급돼 있는데, 이를 가까운 시일 안에 1,700기까지 확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친환경화를 위해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련 기관과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는 한편, 협회 차원에서 관련 행사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해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추후 전기차 협회와 협력하고, 전기차 수리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KAIDA의 진취적인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풀리지 않은 숙제도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브랜드가 있다. 테슬라는 이미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여전히 KAIDA 회원사가 아니다. 당연히 소통도 원활하지 않다.
르네 코네베아그 회장은 이 현안에 대해 “협회는 테슬라는 물론이고, 중국 브랜드 등 새로운 회원사의 가입은 언제든 환영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