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사사구 허용.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화는 지난 5일 잠실 LG전에서 6-2로 리드한 경기를 6-7 끝내기로 패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나빴다. 투수들이 볼넷 13개, 몸에 맞는 볼 1개로 사사구 14개를 허용하며 자멸했다.
선발 김기중이 1⅔이닝 3볼넷 1사구로 흔들렸다. 이어 나온 김범수가 3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윤호솔이 ⅓이닝 4볼넷, 김진영이 0이닝 1볼넷, 강재민이 1⅔이닝 2볼넷, 김종수가 ⅓이닝 1볼넷, 정우람이 ⅔이닝 1볼넷으로 불안했다. 8회 1이닝을 던진 주현상을 제외한 투수 7명이 전부 볼넷 허용했다.

6회 시작부터 윤호솔과 김진영이 3연속 볼넷을 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쌓은 게 치명타였다. 불펜 에이스 강재민이 투입됐지만 승계 주자 3명을 모두 실점으로 연결했다. 7회 강재민의 동점 허용도 1사 후 볼넷이 발단이었다. 9회 마무리투수 정우람마저 투아웃을 잘 잡고 이천웅에게 볼넷을 허용한 게 끝내기 실점의 씨앗이 됐다.
6일 대전 KIA전이 우천 취소된 가운데 수베로 감독은 전날 경기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힘든 경기였다. 사사구 14개는 말도 안 된다. 감독으로서 운영하기 어려웠다. 상대팀에게 거저 준 경기였다. 두 자릿수 볼넷을 주고 경기를 이길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 투수진은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394개의 볼넷을 내주고 있다. 9이닝당 볼넷 수치는 4월(5.40개), 5월(5.76개)에 비해 6월(5.08개)은 감소 추세였기에 7월 4번째 경기였던 이날 LG전 볼넷 증가는 의외였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에는 볼넷 문제가 있었지만 점차 나아지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두 자릿수 볼넷을 줬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어 그는 "아웃카운트 27개를 잡기 위해 7~8명의 투수를 쓰는 건 좋은 야구가 아니다. 7벌써 7월 시즌 중반인데 볼넷 문제가 다시 나와선 안 된다"며 "(최근 부진한) 정우람뿐만 아니라 강재민까지 불펜이 전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며 다운된 모습이다. 당장 마무리 교체 등 보직 변경은 없지만 불펜을 재정비해서 반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