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가자마자 인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옛정 잊지 않은 前 두산맨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7.07 00: 03

두산에서 NC로 둥지를 옮겼지만, 두산 팬들을 향한 애정은 그대로였다.
이용찬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6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7-3 승리에 기여했다.
2007년 두산 1차 지명을 받고 지난해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이용찬은 지난 5월 NC와 3+1년 최대 27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후 6월 15일 첫 1군 등록과 함께 NC의 필승조로 변신해 4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4.50으로 새 팀의 뒷문을 지키는 중이었다.

7회말 2사 1,3루 NC 이용찬이 역투하고 있다. 21.07.06 / soul1014@osen.co.kr

6월 26일 SSG전 이후 개점휴업 중이었던 이용찬은 열흘만에 마침내 출전 기회를 얻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이적 후 처음 만나는 친정팀 두산이었다.
이용찬은 7-2로 앞선 7회말 2사 1, 3루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위기 수습의 임무를 맡았다. 교체는 적중했다. 양석환을 만나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회심의 149km짜리 직구를 꽂아 루킹 삼진을 만들어냈다. 승계주자 2명을 지우고 이닝을 끝낸 순간이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선두 허경민과 강승호에 안타를 맞으며 1사 1, 2루 위기에 처했지만, 한때 단짝이었던 박세혁을 내야 인필드플라이,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말 이닝종료 후 3루 주자 박건우가 NC 이용찬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1.07.06 / soul1014@osen.co.kr
경기 후 만난 이용찬은 “너무 경기에 안 나가 빨리 나가고 싶었다. 코치님께도 오늘은 꼭 나가겠다고 말했다”며 “두산이라 특별한 건 없었다. 처음 야구장 들어올 때는 어색했지만,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집중하느라 바빴다”고 친정팀을 처음 상대한 소감을 남겼다.
이날 이용찬이 상대한 타자는 양석환, 허경민, 안재석, 강승호, 박세혁, 박건우. 그 중에서도 한솥밥을 먹었던 허경민, 박세혁, 박건우와의 승부가 남달랐을 터. 그는 “머릿속에 안타를 맞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계속 커트한 허경민과의 승부가 가장 까다로웠다. 원래 3구 안에 안 치면 맞히겠다고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확실히 두산 타자들이 잘 치는 것 같다. 확실히 조금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용찬은 두산 팬들을 향한 죄송한 마음도 전했다. 친정팀 상대로 비수를 꽂은 것도 그랬겠지만, 첫 등판과 동시에 1루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지 못한 부분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이용찬은 7회가 아닌 8회 마운드에 올라 뒤늦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용찬은 “7회가 위기상황이라 정신이 없었다. 사실 처음 올라가면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잊어버렸다”며 “올라가자마자 인사를 드리지 못한 게 죄송스럽다”고 두산 팬들에 양해를 구했다.
이용찬은 이날 7회 위기 극복 이후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박건우와 잠시 하이파이브를 나누기도 했다. 그 때 박건우와 어떤 대화를 나눴냐고 묻자 “(박)건우가 왜 이렇게 세게 던지냐고 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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