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휴가까지 반납하고 마지막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다시 1군 포수진 경쟁터로 돌아왔다. 의욕적으로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 포수 안중열(26)은 지난 6일 상무에서 전역했다. 통상적으로 군 전역 선수들의 경우 전역에 임박해서 휴가를 쓰고 미리 팀에 합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트렌드가 바뀌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 지속되면서 휴가 이후 격리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말년 휴가 이후 미복귀 전역을 하고 있다.
안중열도 마찬가지였다. 안중열은 지난 3일까지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했고 지난 4일 팀 훈련에 합류했다. 안중열을 비롯한 다른 전역자 야수들도 3일 경기까지 뛰었고 6일 미복귀 전역을 마쳤다. 안중열의 말에 의하면 “약 12일 정도의 휴가를 반납했다”라고. 코로나 시국이 겹쳐지면서 휴가를 반납하게 됐지만 안중열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말년 휴가를 나가서 미리 팀에 합류해서 연습을 할 수 있었겠지만 경기 감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안중열은 상무에서 공격력이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64경기 타율 2할9푼2리(178타수 52안타) 6홈런 33타점 OPS .836의 기록을 남겼고 올해는 41경기 타율 2할8푼9리(142타수 41안타) 8홈런 40타점 OPS .916의 생산력을 과시했다. 올해 8홈런은 현재 퓨처스리그 2위에 해당하는 수치.
그는 “무엇보다 몸 관리가 잘 됐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체중 조절도 했다. 이런 저런 운동을 하면서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으면서 좋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준비된 상태로 전역을 했고 좋은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루 저지에서 일취월장했다. 입대 전에는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으로 송구 능력이 점점 떨어졌다. 2018년 25%(27허용/9저지), 2019년 도루저지율 23.5%(26허용/8저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안중열은 입대 이후 저격수로 진화했다. 지난해 도루 저지율 45.7%(25허용/21저지), 올해는 48.9%(23허용/22저지)를 기록했다. 송구 능력이 발전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2루 송구도 좋아졌고 칭찬을 많이 받았다. 남들이 보면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수비적인 부분이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자부했다.
포수이기에 수비적인 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도루 저지 뿐만 아니라 포구 능력이나 블로킹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19시즌 롯데의 역대 최다 폭투(103개) 불명예 기록에 안중열의 지분도 적지 않았기에 이러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다시 1군에 복귀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입대 전에는 조급했다. 실수를 했을 때도 그 다음이 문제였다”라며 “하지만 박치왕 감독님께서도 실수에 대해서 크게 뭐라고 하지 않으시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자신감 있게 하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렀다”고 전했다.
이어 “블로킹 때문에 입대 직전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연습을 했고 보완했다. 실수하면 또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그동안 지배했다면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다짐했다. 주눅들면 다른 부분에서도 실수가 나올 수 있다”라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힘주어 말했다.
이제 상무에서의 시간은 뒤로하고 이제 롯데 선수로 적응을 해야 한다. 적응에는 전혀 문제 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전역하면 불편하고 어색하독 하는데 사직구장 출근하는데 어제 온 것처럼 편안했다”라면서 “바로 합류하고 ‘적응 못 했다’라는 말을 듣기는 싫다. 그래서 롯데 투수들이 던지는 것을 집중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김준태가 무릎 수술로 전열을 이탈한 상황에서 지시완의 체력적 한계, 정보근의 부족한 공격력 등을 보완해줄 수 있는 안중열의 합류가 롯데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최현 감독대행은 “안중열이 2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고 곧장 1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며칠 동안 1군에서 훈련하면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것이다. 며칠 동안 지켜보려고 한다”라며 복귀 일정에 대해 말했다.
안중열은 “지금까지 했던 것은 모두 잊고 원점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것이다. 군대 갔다 오기 전에도 경쟁을 했었다”라며 “원래 내 자리가 있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경쟁 생각 없이 내 야구를 하려고 한다”라고 각오를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