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크: 더 비기닝' 배명진, 연기 앞에 상어 같은 남자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07.07 17: 52

연기 앞에서 만큼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샤크: 더 비기닝'으로 내외면의 변화를 모두 보여준 배우 배명진의 이야기다. 
배명진은 최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샤크: 더 비기닝'(감독 채여준, 제작 JTBC스튜디오 투유드림, 제공 티빙, 이하 '샤크')에서 이원준 역으로 열연했다. '샤크'는 뜻밖의 사고로 소년 교도소에 수감된 학교폭력 피해자 차우솔(김민석 분)이 종합격투기 챔피언 정도현(위하준 분)을 만나 자신의 한계를 하나씩 부숴나가는 리얼 생존 액션 영화다. 카카오페이지에서 150만 구독자를 사로잡으며 밀리언페이지 웹툰에 등극한 동명 원작의 일부 내용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배명진은 '샤크'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에서 비중 있는 인물로 관객들을 만났다. 다만 그가 시작부터 이원준을 준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극 중 차우솔의 교도소 방 동기 속칭 '짱구' 역의 민종태 역을 준비했으나 오디션에서 이원준 역을 제안받았다는 것. 배명진은 "제가 인지도가 높은 편이 아니라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기쁘고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됐다"고 출연 비화를 밝혔다. 

그만큼 배명진은 외모와 내면 모두를 이원준을 위해 갈고 닦았다. 차우솔과 이원준의 액션 장면을 위해 2개월 가까이 액션스쿨에 꾸준히 다녔고, 김민석과 호흡도 다져나갔다. 특히 보기만 해도 돌처럼 단단한 이원준의 느낌을 표현해내고자 기초체력부터 벌크업까지 차근차근 쌓아나갔다. 촬영 내내 "살 빠지면 안 된다"라는 말을 들으며 먹는 것도 신경 썼다고. 이에 배명진은 "태어나서 가장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 화면 보고 저도 깜짝 놀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외적인 체력을 다진다고 액션이 수월한 것은 아니었다. 특히 배명진은 "실제 '터치'가 들어가는 장면들이 어려웠다. 당연히 배우로서 몸을 던질 각오가 돼있지만 사람을 친다는 게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김민석이 먼저 '다쳐도 되니까 세게, 편하게 쳐 달라'라고 해서 저도 어설프게 여러번 하지 말고 한 번에 가려고 했다"라며 "주먹에 힘을 풀고 요령껏 치긴 하는데, 감정적으로 분노가 올라오는 상태에서 주먹에만 힘을 빼야 한다는 게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뮤지컬을 배우고 실제 무대에 다년간 서본 배명진의 경험이 도움이 됐다. 배명진은 "뮤지컬을 오래 했다 보니 재즈 댄스, 발레 같은 춤 훈련을 오래 했다. 그런 것들을 하면서 아이솔레이션(isolation) 훈련을 많이 했던 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라며 "그런 훈련이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모든 사람이 악인으로 태어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나쁘게 보이는 사람도 분명히 그렇게 된 이유가 있다고 봤다. 제가 알고 있는 텍스트로는 이원준이 이미 성인이 된 상황이었지만 과거 어떤 일을 경험해서 교도소에 있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고민을 많이 했다. 나름의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원준이 차우솔과 적대적인 관계에서 변화하는 모습들에 대한 내면적인 당위성을 설명했다.
영화에서 이원준이 "너는 장래희망이 ㅇㅇ냐?"라는 식으로 발언하는 대사들도 배명진이 고심한 애드리브로 탄생한 것이었다. 배명진은 "영화 '바람'을 보면 '그라믄 안 돼'라는 유행어가 있지 않나. 저도 그런 식의 대사를 만들면 관객 분들이 이원준을 조금 더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해 대사를 수정하면서 만들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배명진을 통해 보여준 이원준의 변화는 원작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는 부분이다. 원작 내용이 더 남아있고, '샤크'가 '더 비기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큼 다음 시리즈 또한 기대되는 바. 이원준은 "저희 또한 '샤크2'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배우들도 후속편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다음을 기약하게 할 만큼 '샤크'와 이원진은 배명진에게 많은 울림을 남겼다. 특히 그는 "촬영지인 장흥 교도소가 제가 처음으로 영화에 참여한 '프리즌'을 촬영한 곳이다. 4년 전에 처음으로 '프리즌'에 이름도 없는 교정 교도관 3으로 참여했는데 '샤크' 속 이원준으로 장흥 교도소에 가니 감회가 정말 남다르고 뭉클했다. 4년 전 첫 영화에서 정신 없기 배우기 바쁘던 내 모습이 겹쳐보이더라. 정확히 제가 살아온 행보를 느끼게 해준 지점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주위에서도 이번 작품을 계기로 배명진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고. 그는 "가족들은 깜짝 놀랐다. 특히 엄마가 '우리 아들이 그렇게 욕을 잘하는지 몰랐다'라고 하시더라"라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어떤 분은 '배명진이 깡패를 연기한 게 아니라 깡패가 배명진을 연기했던 것 같다'라면서 '이제 무서워서 못 보겠다'라고 하시더라"라며 웃기도 했다. 
소년교도소에 갔던 등장인물 이원준과 실제 배명진의 삶은 당연히 많이 달랐다. 무엇보다 배명진은 스스로에 대해 "오히려 학창 시절에 '개그맨' 소리를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마저도 그는 "코미디 영화를 하고 싶다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그런 모습 같다"라고 연기에 연결짓기도 했다. 이밖에도 그는 '달콤한 인생'을 인생 영화로 꼽으며 누아르 영화 속 강렬한 캐릭터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롤모델로는 소속사 클로버컴퍼니 식구인 배우 한석규를 꼽은 배명진은 "제 인생 등대 같은 분이다. 연기를 안 하는 뒷모습마저 겸손하시다. 그런 척이 아니라 진심이신 게 보이니까. 항상 겸손하고 깨어있을 수만 있다면 적어도 이 일을 하면서 쓸데 없는 일은 안 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연기 앞에 부지런한 롤모델처럼 배명진 또한 이미 SBS '홍천기', 웨이브 첫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또 다른 시청자를 만날 날을 잡아놨다. 부레가 없어 잠시도 쉬지 않고 헤엄쳐야 한다는 상어의 숙명처럼, 연기를 위해 쉬지 않고 골몰하는 배명진이기에 4년 전 '프리즌'의 단역에서 '샤크'의 이원준으로 나아가 또 다른 캐릭터로 대중 앞에 당당히 설 날이 기다려진다.
"스스로한테 당당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남을 속일 순 있지만 저 자신은 못 속이니까. 내 자신한테 아주 솔직하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산다면 그 진심은 관객들한테 전해질 거라 생각해요. 이걸 말로 남기면서 그걸 또 보면 계속 초심을 잃지 않을 수 있겠죠". 
/ monamie@osen.co.kr
[사진] 클로버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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