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특급 투수' 맥스 슈어저(37·워싱턴 내셔널스)가 투수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를 '에이스'로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9일(이하 한국시간) 풀타임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최고 스타가 된 오타니에 대한 야구계 인사들의 평가를 전했다. 현역 투수 중 최고로 평가되는 슈어저는 '투수' 오타니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슈어저는 "투수로서 오타니는 아직 더 다듬어야 한다"며 "그는 스플리터를 던진다. 그것은 부상 위험이 큰 공이다. 그걸 앞으로 어떻게 할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슈어저는 "리그 에이스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 에이스로 발전하는 데에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오타니는 그 과정에 있다. 그의 운동 능력이 잠재력을 발휘하게 해줄 것이라 전적으로 믿는다. 내가 볼 때 건강 유지가 전부"라는 말로 능력 자체는 의심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빅리그 데뷔 후 4년차가 된 오타니는 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13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4승1패 평균자책점 3.49 탈삼진 87개를 기록 중이다. 평균 95.5마일(154km)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가 막강하다.

긁히는 날은 위력적이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아 고전할 때도 꽤 있다. 13경기 중 5경기에서 4볼넷 이상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이 4.7개로 많은 편이다. 투수가 약한 에인절스 팀 내에선 1선발이지만 전체로 보면 에이스급 성적은 아니다.
슈어저 말대로 부상에 대한 우려는 늘 달고 다닌다. 2018년 10경기를 던진 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2019년 투수로 휴업했던 오타니는 지난해 팔뚝 부상으로 단 2경기 등판에 그쳤다. 피안타율 8푼으로 오타니의 최고 주무기인 스플리터는 팔꿈치 인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간다. 올 시즌 오타니의 스플리터 구사 비율은 18.5%로 포심 패스트볼(53.1%) 다음이다.
'폭스스포츠'에서 해설 중인 명예의 전당 투수 존 스몰츠는 "오타니가 투수에 전념하면 또 다른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될 수도 있다"며 "스플리터는 대단하고, 슬라이더로 훌륭하다. 패스트볼 커맨드는 좋아질 것이다. 투구에 집중하면 모든 면에서 나아질 것이다"면서 투수로서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는 큰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가 투수로 롱런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는다. 지금은 에이스가 아니지만 앞으로 충분히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슈어저의 말이 실현될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