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살아있네요" 쿠에바스 잡게 만든 사모님의 한마디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7.10 14: 05

"그 사람 무슨 일 있어요?".
KT 위즈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1)는 이번 시즌 13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 4.77를 기록중이다. 성적으로 본다면 평범한 외인투수이다.
그런데 최근 3경기로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6월25일 한화전 5이닝 2안타 7탈삼진 무실점(강우콜드 완봉승), 7월2일 키움전 7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 7월8일 삼성전 7이닝 4안타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 행진이다. 성적이 좋아진 이유는 구종의 다양성과 진지함이었다. 

두산과의 2020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친 KT 이강철 감독과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20201112./jpnews@osen.co.kr

이강철 감독과 신경전이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감독은 직구만 던지지 말고 승부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주문을 했다. 쿠에바스는 직구가 좋으면 직구만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잘 될때 마운드에서 희희낙락하다 대량실점으로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감독의 얼굴 표정이 좋을 일이 없다.
그런 감독의 얼굴을 보는 쿠에바스도 오해의 마음이 쌓였던 모양이었다. 한화전을 마치고 오해 아닌 오해를 풀었다. 이 감독은 "한화전을 마치고 쿠에바스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길래 이야기를 해주었다. 화내는 것이 아니라 포커페이스를 하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이 좋다. 키움 타자들이 쿠에바스 볼을 잘쳤다. 직구만 던지니 직구 타이밍으로 나온다. 거기에 슬라이더와 궤적이 큰 변화구를 던지면 헤갈린다. 직구 타이밍에 체인지업이 걸리면 땅볼이다. 구종의 가치를 본인이 알았을 것이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를 3년 째 함께 한 이유도 밝혔다. 첫 해 2019년 184이닝 13승10패 ERA 3.62를 기록하며 KBO 무대에 안착했다. 그러나 2020년 10승8패, ERA 4.10으로 후퇴했고, 158이닝으로 줄었다. 이쯤되면 더 나은 투수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그런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치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쿠에바스는 당시 8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에 가을 첫 승을 안겼다. 이 감독이 주문하는 진지함과 다양한 구종이 빛을 발했다. 이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집에 갔는데 와이프가 '그 사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눈이 살아 있다'고 칭찬했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두산가서 잘한)알칸타라에 당했고, 쿠에바스의 구종 가치를 알고 있어 내보내지 않았다. 작년은 코로나 때문에 경기를 많이 못한 점도 있어 올해도 그대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제 연승은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주는 투수가 되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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