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폭투 페이스' 롯데 안방, 2년 전 악몽 시즌으로 리셋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7.12 10: 33

2년 전 악몽의 시즌이 재현되는 것일까. 롯데 자이언츠 포수진은 2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잠잠해지는 줄 알았다. 올해는 더 나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올해 롯데 포수진의 난맥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사실 투수진의 부진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포수진 문제다.
올해 롯데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5.63으로 리그 꼴찌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 9이닝 당 볼넷은 4.60개에 달한다. 리그 7위에 해당하는 성적. 무엇보다 피장타율 .432, 피OPS .798로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5차전에서 6-5 승리를 거뒀다. 연장 10회 접전 끝에 지시완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결승타를 친 롯데 지시완과 최현 감독대행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7.02 / dreamer@osen.co.kr

그리고 폭투 수치에서 올해 77경기에서 54개를 범했다. 폭투 기록은 투수진에게 남지만 포수 수비의 기본인 블로킹 능력을 알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물론 투수들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코스에 공을 던질 경우 포수들도 어쩔 수 없지만 웬만한 투구는 투수들과 팀을 위해서 막아줘야 한다.
이미 롯데 포수진은 폭투와 관련된 불명예 기록을 쓴 바 있다. 지난 2019시즌 103개의 폭투를 범하면서 역대 최초 100폭투 이상을 범한 시즌을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 번 100폭투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최현 코치와 함께 롯데 포수진은 나아지는 듯 했다. 지난해 144경기에서 62개의 폭투만 범했다.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수치가 줄었지만 올해 다시 회복이 됐다. 떨어지는 구질을 가진 포크볼 주력 투수들이 많은 투수진의 특성상 포수진의 폭투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지만 올해는 투수진의 부진과 함께 폭투 수치도 급격하게 상승 중이다.
무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린 6월 말부터 페이스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사직 NC전 4개의 폭투를 범했고 지난 4일 SSG전에서도 다시 4개의 폭투가 나왔다. 그리고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는 중요 순간마다 폭투가 나왔다. 9일 경기에서는 5-4로 쫓기던 9회말 폭투 2개를 범하면서 동점을 내줬다. 김원중, 지시완 배터리가 최악의 순간을 모면하지 못했다. 10일과 11일 경기에서도 폭투 1개 씩을 범했다.
사실상 풀타임 시즌이 처음인 지시완에게 포수진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면서 체력적 부침과 집중력 저하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물론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닌 현재 포수진과 최현 배터리 코치, 그리고 투수진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다. 최현 코치는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투수들에게 ‘너를 믿고 끌고 갈 수 있다’라는 신뢰를 얻으면 최고의 포수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볼배합과 경기 운영 면에서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민호(삼성)가 떠난 지 4시즌 째. 강민호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포수로 군림하고 국가대표까지 발탁됐다. 그러나 이 기간 롯데는 확실한 주전 포수 한 명을 성장시키지 못했고 다시 한 번 악몽의 그림자가 엄습하고 있다.
4년째 제자리 걸음인 롯데 포수진, 그리고 부임 2년차를 맞이한 최현 코치는 악화되고 있는 포수진의 현실을 타개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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