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와 원칙’ 무시한 리그 중단, 이제 144경기 완주도 위험하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7.13 23: 16

 KBO와 10개 구단은 결국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을 선택했다. 코로나19가 확산세라 온 국민이 예방에 유의해야 하지만, 합의된 원칙을 깨면서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이같은 KBO의 결정은 앞으로 1군 선수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144경기 완주가 불가능하게 됐다.
KBO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KBO리그 전반기 잔여 경기(30경기)와 13일부터 21일까지 퓨처스리그 경기(35경기)를 순연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4차 대유행은 지난 주 KBO리그에도 덮쳤다. 지난주 NC 선수 3명, 두산 선수 2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방역 당국에서 역학 조사를 실시했고, 확진자와의 밀접접촉자를 선별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방역 로봇이 등장해 관중석에 소독액을 분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NC와 두산은 지난 8일부터 PCR 검사를 받으며 경기를 치르지 않았고, 11일에는 긴급 실행위원회가 열려 리그 중단을 놓고 논의했다. NC와 두산의 1군 선수단 다수가 밀접접촉자로 격리에 들어가자, KBO에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두산은 1군 선수단에서 확진 선수 2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자가격리 코칭스태프 14명이 발생했다. NC는 확진 선수 3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5명, 자가격리 코칭스태프 10명이 나왔다.
많은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NC와 두산은 지난해 나란히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선수단 뎁스가 좋은 편에 속한다. 올림픽 휴식기까지 예정된 6경기를 1,2군 선수단이 합심해서 극복하기 보다는 리그 중단을 요청했다.
지난 3월 KBO는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을 발표했고, ‘구단 내 확진자가 나와도 자가 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리그 중단 없이 운영한다. 단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면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 요청을 통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10개 구단이 모두 합의한 내용이었다. NC와 두산은 백신 접종을 맞아 자가격리에서 제외된 선수와 2군에서 대체 선수를 콜업해 경기를 치러야 했지만,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는 리그 중단으로 의견을 모았다.
KBO 이사회는 리그 중단을 결정하면서, 향후 구단 당 1군 엔트리 기준 선수(코칭스태프 제외) 50% 이상이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 2주간 해당 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리그 중단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수정한 것이다.
1군 엔트리는 28명이다. 코로나 확진 및 밀접접촉자가 14명 이상이 나올 경우, 2주간 해당 팀의 경기는 취소된다. 이럴 경우, KBO는 리그 전체를 중단시킬지는 실행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NC와 두산은 KIA와 함께 74경기로 가정 적은 경기를 치렀다. 나란히 19경기를 추후 편성으로 치러야 한다. 현재 리그 일정은 10월 8일까지 정해져 있다. 더블헤더로 몇 경기를 소화한다해도, 8~9월 우천 순연도 생길 것이다. 10월말까지 경기를 해야 144경기를 다 소화할 수 있다.
어느 팀이든 코로나 확진으로 밀접접촉자까지 14명이 나온다면, 144경기는 불가능하다. 원칙을 깬 리그 중단은 남은 시즌에 더 큰 위험요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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