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백신 보릿고개...박민우, 왜 백신 접종의 책임감 망각했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7.15 05: 34

공정한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는 또래들의 지탄을 받아도 마땅한 NC 다이노스 박민우(28)의 몰상식한 행태였다.
코로나19 시국,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매개인 백신 접종. 하지만 한국은 백신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의하면 지난 14일 0시까지 백신 2차 접종까지 모두 완료한 인원은 6,058,350명이다. 인구 대비 접종 비율로 따지면 11.8%에 불과하다.
특히 고령자 및 고위험군, 의료진과 보육종사자, 사회 필수 인력 순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가장 왕성한 20~30대 연령층의 백신 접종은 외면 받고 있다. 30대 예비군 및 민방위 대상 인원들은 미국에서 보내준 얀센 백신 접종을 맞았지만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았다. 현재 20~30대는 백신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3회초 1사 1루 NC 박민우가 1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리고 있다. 21.07.06 / soul1014@osen.co.kr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 인원들은 모두 화이자 2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도쿄행을 기다리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 역시 마찬가지다.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인원들 모두가 백신을 맞고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다. 태극마크의 무게가 백신이 된 현실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행동을 해야 했던 한 선수는 이러한 책임 의식, 태극마크의 무거움을 망각했다. 태극마크를 달았다고, 백신 접종을 했다고 코로나19에서 행동의 자유를 부여한 것은 아니다.
박민우는 지난 5일 밤에서 6일 새벽, 숙소에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그리고 박석민의 여성 지인 2명과 숙소에서 밤새도록 술파티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민우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박민우는 대표팀에 선발된 상태였기에 백신 2차 접종을 모두 완료한 상태여서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 또래들은 잔여백신 알림을 기다리고 언제 백신 접종이 시작될지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년여가 넘는 시간 동안 거리두기와 통제 속에서 지쳐가고 있다. 박민우는 남들이 누리지 못하는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자신이 어떤 자격을 부여 받았는지를 망각했다.
박민우는 또래들은 구경조차 하기 힘든 6억3000만원이라는 연봉을 받는다. 연봉은 구단의 기대이자 팬들의 사랑이다. 그러나 박민우는 야구 팬들과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인원들 모두의 기대를 저버렸다. 매년 연봉 협상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선수가 어떻게 금액에서 오는 무게와 소중함을 알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박민우는 자신들로 인해 야구가 중단됐고 구단 대표와 사건의 최고참인 박석민이 사과를 하고 난 뒤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민우는 “1년이 넘는 코로나 기간동안 제가 별탈없이 야구를 하고 일상을 누린 건 모두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매순간 방역에 힘쓰고 계신 덕분이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의 경솔함이 만든 이 상황을 고통받는 모든 분들께 정말 면목이 없고 죄송할 뿐입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도쿄올림픽 대표팀 자진 사퇴(라고 부르고 여론에 떠밀린)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리그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만든 것에 큰 부끄러움을 느낍니다”고 했다. 뒤늦게 자숙을 해도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지 않는다. 박민우는 공정하지 못한 행동으로 백신 접종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들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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