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야구장, 뒤흔든 김호령 홈런포...팬심은 '부글부글'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7.15 11: 03

리그 중단의 아쉬움을 달래는 홈런이었나?
지난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의 자체 연습경기가 열렸다. 전반기를 1주일 남기고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발생하자 느닷없이 리그를 중단하자 청백전을 마련했다. 원래는 7월19일부터 예정된 올림픽 휴식기 계획이 있었는데 1주일이 추가가 되자 다시 일정을 짰다.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출전했다. 오른팔 굴곡근 부상으로 5월 18일 이후 이탈한 다니엘 멩덴이 첫 실전에 나서 3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하준영도 1이닝을 소화했다. 어깨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이탈한 전상현도 1이닝을 던졌다.

역시 부상으로 빠진 좌완 이준영도 마운드에 올랐다. 백용환과 맞트레이드로 유니폼을 입은 강경학은 멩덴을 상대로 2루타를 날렸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1루수 김석환, 포수 신범수, 내야수 류승현 등도 모습을 보였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김호령은 시원스러운 홈런을 날렸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이준영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7월들어 팀이 6전 전승을 올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김호령의 활약이었다. 7월 6경기에서 22타수 9안타(.409), 2홈런, 7타점을 올리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다.  상승세를 엿볼 수 있는 타격이었고, 리그 중단의 아쉬움을 달래는 홈런이었다. 
KIA는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을 강하게 반대했던 구단이다. 스포츠맨십, 공정성, 프로구단으로서 팬들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산 확진자와의 밀접접촉으로 주전포수 김민식 한승택과 내야수 류지혁이 자가격리에 들어가 전력이 약화됐지만 리그 유지를 주장했다.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도 반대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습게도 숫자 대결에서 역부족이었다. 확진자가 나온 NC 다이노스(3명)와 두산 베어스(2명)의 밀접접촉자가 대량으로 발생되자 리그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다수의 구단이 중단에 찬성을 했다. 두 팀의 어려운 사정과 코로나19 4차 대유행도 고려했지만, KT와 LG 등 상위권 구단들의 성적 이기주의도 반영된 결정이었다.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작년 60경기 밖에 치르지 못한 메이저리그는 올해는 예비 선수들을 대동해 확진자가 나오면 바로 교체하며 리그를 진행해왔다. 개막전에 백신을 모두 맞아 확진자들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작년 리그를 축소한 일본은 확진자가 발생한 구단의 경기를 취소시키는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해왔다. 시즌 도중 리그 전체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KBO리그는 작년부터 코로나19 방역 모범국 답게 리그를 100% 진행했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교체하고 경기를 진행한다는 대응 매뉴얼도 작성했다. K-방역과 K-야구도 모범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확진자가 나오자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초유의 중단조치를 내렸다. "1주일인데 뭐 어떠랴"라는 안일한 시각도 담겨있었다. 
더욱이 중단 사태를 불러온 NC 확진자들은 호텔에서 외부인 2명을 불러 술판을 벌이는 등 방역수칙 위반을 하다 감염된 것이 드러났다. 구단은 모든 사실을 파악해놓고 쉬쉬하다 수사의뢰 사실이 알려지고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지자 뒤늦게 사과했다. 박민우는 올림픽 태극마크도 반납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원칙은 없고, 반칙만 난무하는 프로야구는 그렇게 또 팬들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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