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신인 좌완투수 김진욱(19)이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대체선수로 발탁됐다.
KBO는 지난 15일 “대표팀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감독, 코칭스태프는 14일 내야수 박민우(NC)가 대표팀에서 하차한 후 추가 선발 선수를 의논했다. 그 결과 김진욱이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추가 승선했다”고 전했다.
대표팀은 박민우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한 논란 때문에 자진사퇴를 선언하면서 곤란에 처했다. 박민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대표팀 주전 2루수를 맡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정석대로라면 새로운 2루수를 찾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김경문 감독과 기술 위원회는 박민우를 대신해 좌완투수 김진욱을 선택했다. 박민우를 대신할 2루수는 기존 대표팀에 있던 최주환(SSG), 또는 김혜성(키움)이 될 전망이다.
야수가 빠진 자리를 투수로 채우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선택인 것은 아니다. 현재 대표팀 투수진은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 등 주요 투수가 모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고 박종훈(SSG), 구창모(NC) 등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크게 약화된 상태다. 거기에 좌완투수는 신인 이의리(KIA)와 베테랑 차우찬(LG) 뿐이다. 이중 차우찬은 현재 구속이 급격히 하락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좌완투수를 선발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새롭게 발탁한 좌완투수가 올해 1군에 데뷔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신인투수라는 점이다. 김진욱은 올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힐 정도로 큰 기대를 받은 유망주다. 하지만 막상 시즌을 시작하니 17경기(29이닝) 2승 5패 1홀드 평균자책점 8.07으로 부진했다.
대표팀 예비 명단에는 이승호(키움), 최채흥, 백정현, 이승현(이상 삼성), 진해수(LG), 임정호(NC) 등 김진욱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투수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이들을 제치고 김진욱을 발탁한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도쿄 올림픽 대표팀은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주요 국제대회에서 한국 마운드를 책임졌던 김광현과 양현종이 모두 없이 대회를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신인선수들을 데리고 대회에 나서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올림픽 같이 큰 국제대회를 단순히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기회로 낭비할 수는 없다. 반드시 결과가 뒤따라야한다. 김경문 감독은 정석대신 소신을 선택했다. 이제는 결과로 소신을 증명할 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