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압축 성장→곪아 터진 환부… 팬을 외면한 NC 향한 심판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7.16 08: 04

압축 성장의 폐해였다. 10년 만에 통합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1년 만에 ‘범죄의 온상’으로 얼룩진 구단으로 전락했다. NC 다이노스는 사상 초유의 정규시즌 중단 원인을 제공한 구단으로서 심판을 받게 됐다.
NC발 코로나19 스캔들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그리고 박석민의 여성 지인 2명은 서울 잠실의 원정 숙소에서 지난 5일 밤 11시 경부터 6일 오전 4시까지, 약 5시간 동안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이 됐다. 이 과정에서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그리고 여성 지인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박민우는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맞으면서 코로나19 감염을 피했다.
그러나 확진자들이 최초 역학 조사 과정에서 6인 모임 자체를 알리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다. 역학 조사를 진행한 강남구는 허위 진술을 한 5명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만약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위증 혐의가 확인될 경우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NC 2021시즌 캐치프레이즈 '네버 스톱'(NEVER STOP)이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jpnews@osen.co.kr

선수들의 부적절한 처사, NC 구단의 무책임한 대응에 모두가 분노했다.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감염 경로가 부적절한 자리였다. 자리에 있던 선수들 ‘부적절한 일’, ‘파렴치한 행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야구 팬들은 좌석 띄어앉기, 취식 금지, 육성 응원 금지 등 온갖 제한을 감수하고서도 직관을 위해 야구장을 찾았지만 그 팬들을 외면했다.
NC는 그동안 팬들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고 주말 홈 3연전 중 금요일 첫 경기에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오후 7시 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창원 모든 지역에서 여유있게 야구장을 찾아와서 관전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 보다 결국 자신들의 범죄 행위를 은폐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겉으로만 팬을 위하는 척 했고 실상은 자신들의 선수단 전력 유지에만 몰두했다. 
전력유지에 몰두한 결과 코로나 확진자와 자가격리 인원들이 많아지면서 리그 중단을 요구했고 KBO에도 부적절한 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NC는 역학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은폐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6경기를 치르지 않기 위해 자충수를 뒀고 이제는 모두의 심판을 받게 될 위치에 처했다.
사실 NC는 창단 이후 10년 동안 급속 성장했다. 2011년 창단해서 2013년에 1군에 진입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2017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한국시리즈 준우승도 포함되어 있다. 리그 우승은 없었지만 신생 강호의 이미지를 굳혀갔다. 2018년 김경문 초대 감독 경질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2019년 이동욱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가을야구에 복귀했고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다른 구단들도 쉽게 이루지 못한 성과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 1군 전력 집중화를 위해 내부 소통 과정을 최소화했고 정보 자체의 통제력을 강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숱한 비위 행위들이 발생했지만 상황을 축소 은폐하는데 급급했다. 구단 내부 사정을 제대로 아는 인물들은 고위 임원들 뿐이었다.
NC는 승부조작, 음주운전, 성폭행, 불법도박 등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나올 수 있는 대부분의 ‘범죄 행위’를 은폐했고 뒤늦게 사실이 알려지자 그때서야 인정하고 마지못해 사과를 했다. 팬들을 영원히 기만하려고 했다. 이번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리그 중단이 되지 않았다면 알려지지 않았을 스토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환부가 드디어 곪아서 터진 셈이다.
비위 구단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리고 이마저도 끝까지 숨기려다가 강남구의 고발 소식이 들리자 뒤늦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고위직 임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범죄의 온상이 된 구단을 이제는 심판해야 한다. KBO는 16일, 방역지침을 위반한 NC 선수 4명을 상벌위원회에 회부시켰다. NC 구단 역시 징계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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