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잇따른 일탈에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머리도 아프게 됐다. 박민우(NC)에 이어 또 다른 국가대표 선수도 KBO리그를 발칵 뒤집어놓은 코로나19 사태에 휘말리며 하차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야구대표팀은 16일 저녁 소집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날 NC 선수들과 술 자리를 갖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여성들이 그 전날 한화와 키움 선수들도 서울의 같은 숙소에서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한화와 키움에서 각각 2명의 선수들이 은퇴 선수 1명, 문제의 여성 2명과 다른 시간대에 호텔 방에서 사적 모임을 가졌다. 이 호텔에 묵은 한화 선수 중 1명은 맥주 두 모금을 마셨고, 다른 1명은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한화 구단은 미보고 외부인 접촉을 이유로 두 선수에 자체 징계를 내렸다.

키움 선수 2명은 당시 수원 원정 중 숙소를 무단 이탈한 뒤 한화 선수단이 묵은 호텔로 넘어와 음주 행위를 한 것이 확인됐다. 키움은 자체 상벌위원회를 통해 두 선수에게 무관용 원칙으로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했다.
문제는 키움 소속 선수 중 1명이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다는 점이다. 온나라가 코로나로 엄중한 시기에 일탈 행위를 벌였고, NC 사태로 들끓고 있는 여론과 팬심을 봐서라도 얼렁뚱땅 넘어가기 어려워졌다. 방역 수칙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방역당국의 역학조사가 추가로 진행 중인 사안이기도 하다.
이미 대표팀은 NC 술판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박민우가 자진 하차했다. 대표팀 주전 2루수로 낙점됐던 박민우는 지난 14일 이번 사태의 도의적 책임을 지며 손가락 부상을 이유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김경문 감독은 박민우의 대체 선수로 15일 신인 투수 김진욱(롯데)을 뽑았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또 다른 국가대표 선수의 일탈로 김경문 감독과 대표팀의 머리가 아프게 됐다. 나라가 국가대표에게 준 백신을 접종한 이 선수는 아직 방역 수칙 위반에 해당하지 않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번 사태에서 국민 정서의 선을 넘었다. 구단이 자체 징계를 예고한 가운데 국가대표팀이 그대로 안고 가는 모양새도 우습다.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머리 아플 김경문 감독은 또 한 번 선수 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물밑에서 대체 선수 후보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