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재민(한화)이 아닌 김진욱(롯데)이었을까.
김경문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비 첫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야수 박민우의 대체선수로 신인 좌완투수 김진욱을 낙점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경문호는 출항도 하기 전 2명이 불미스러운 일로 자진 하차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주전 2루수 박민우(NC)는 최근 방역수칙 위반 및 여성과의 사적모임 논란으로 스스로 태극마크를 내려놨고, 선발과 불펜 전천후 활약이 예상된 사이드암투수 한현희(키움)는 숙소를 이탈해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죄목으로 대표팀 하차를 결정했다. 이에 김 감독은 대체선수로 김진욱과 오승환(삼성)을 급하게 선발했다.

가장 갑론을박이 많았던 선수는 박민우의 대체자 김진욱. 사실 내야수 박민우의 이탈로 내야수 선발이 예상됐지만, 김 감독의 선택은 투수였고, 그 중에서도 평균자책점 8.07의 신인 김진욱이 태극마크의 영예를 안았다. 평균자책점 1.04의 호투 속 리그 최강 셋업맨으로 도약한 강재민은 이번에도 외면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대표팀에 좌완투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전반기 선발 성적은 안 좋았지만 구원으로 나왔을 때는 투구 내용이 좋았다. 또 한국야구가 왼손투수가 없다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이의리, 김진욱 같은 좋은 선수를 빨리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선발 이유를 밝혔다.
한국야구는 최근 10년간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으로 이뤄진 좌완 트로이카를 앞세워 세계 무대서 잇따라 승전보를 전해왔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들은 이제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고, 현재 메이저리그 소속이라 올림픽 출전도 불가하다. 이 틈을 타 올해 대형신인으로 꼽히는 이의리, 김진욱 두 좌완투수에게 큰 경기 경험을 주입하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김진욱의 올 시즌 기록을 보면 선발로 4경기 평균자책점 10.90으로 흔들렸지만, 구원으로 나섰을 땐 13경기 평균자책점 3.86으로 안정적이었다.
한편 김 감독은 강재민과 2루수 정은원의 미발탁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두 선수는 내가 봐도 좋은 선수인 게 분명하다”면서도 “감독 입장에서 선수들이 상처를 입었는데 또 언급하는 건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말을 아끼고 싶다”고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