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39)이 도쿄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진다.
김경문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0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 훈련 전 인터뷰에서 “오승환을 마무리투수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까지 경험한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이제 만 39세로 전성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삼성에서 마무리투수로 뛰면서 37경기(35⅔이닝) 2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2.52로 활약중이다.

당초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던 오승환은 박민우(NC)와 한현희(키움)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으로 잇따라 대표팀에서 자진사퇴하면서 지난 17일 2번째 대체선수로 발탁됐다. 대표팀 첫 훈련에는 참석하지 못했던 오승환은 이날 동료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대표팀의 투수진 구성은 다소 특이하다. 투수는 총 11명인데 전문 불펜투수는 오승환, 조상우(키움), 고우석(LG) 뿐이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투수운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1경기에 선발투수 2명 이상을 투입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가장 중요한 9회를 경험이 많은 오승환에게 맡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모습이다. 조상우와 고우석도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압도적인 마무리투수들이지만 경험에서는 오승환이 확실히 앞선다.
대신 조상우와 고우석은 정해진 이닝이 아니라 승부처에서 투입돼 위기를 막아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은 “조상우와 고우석은 팀과 타순에 맞게 앞에서 미리 쓸 수도 있다”라며 두 투수를 7~8회 고정을 시키기 보다는 좀 더 빠른 타이밍에서도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상우는 2019년에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당시 키움은 조상우를 마무리투수가 아닌 필승조로 기용하면서 정해진 이닝을 맡기기 보다는 실점 위기가 큰 승부처에서 조상우를 등판시키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해 조상우는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키움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으로 도쿄로 향한다. 비록 대체선수로 선발됐지만 금메달 2연패를 위해서는 오승환의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