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김경문호가 방역과 분위기를 동시에 잡는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 오후 2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도쿄올림픽 대비 2일차 훈련을 진행했다.
최근 KBO리그 내 각종 논란과 박민우, 한현희의 자진 하차 등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17일 첫 훈련보다는 확실히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다.

시작은 훈련 전 고척돔에 울려 퍼진 박수 소리였다. 국가대표 선수단은 3루 더그아웃 앞에 원으로 모여 다 같이 박수를 쳤는데 알고보니 이는 뒤늦게 합류한 오승환을 반기는 작은 환영식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큰 형’이 어제 합류했는데 훈련은 처음이니 거기에 대한 박수 소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원정숙소서 이탈해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여파로 자진 하차한 한현희(키움)의 대체선수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오승환 합류 효과는 첫날부터 기대 이상이었다. 17일 다소 경직된 선수들이 박수 환영식을 통해 서로간의 동료애를 느꼈고, 포수 강민호는 “현재 상황이 어수선하다보니 후배들이 조용히 눈치를 보고 있는데 (오)승환이 형이 베테랑들이 먼저 나서 파이팅을 외치면 분위기가 좋아질 테니 그렇게 해보자고 했다”고 한껏 기대감에 찬 목소리를 냈다.

밝아진 분위기는 본 훈련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전날은 훈련 시간 대부분을 적막과 함께 했다면 이날은 많은 선수들이 기합을 내며 훈련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수비 훈련에 나선 이의리, 김진욱 등 어린 투수들도 송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첫 훈련과 비교해 또 달라진 점은 바로 마스크 착용이었다. 김경문 감독부터 막내 이의리, 김진욱까지 선수단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훈련에 임한 것.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를 한 선수는 1명도 없었다. KBO가 이날 발표한 안전한 후반기 일정 진행을 위한 리그 휴식기 방역 수칙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선 실내외 훈련 모두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김경문호도 이를 따라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아울러, 선수단의 코로나19를 향한 한층 높아진 경각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민호는 “아무래도 서울은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올라갔기 때문에 다들 조심하고 있다. 선수들도 경기장 외 호텔 방에서 잘 안 모인다”며 “모두가 예민해 있고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소집한 선수들이 잘 생각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경문호는 오는 19일 하루 휴식을 가진 뒤 20일 다시 고척스카이돔에 모여 3일차 훈련을 진행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