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인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지금까지 성공적인 방역을 자신해왔던 KBO리그가 결국 무너졌다. 지금까지 2군 선수, 구단 직원, 코치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1군 선수 만큼은 청정구역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7월 KBO리그는 너무 허무하게 코로나19의 침입을 허용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구단은 NC와 두산. 그중 NC는 선수 4명(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이 지난 6일 방역수칙을 어기고 원정 호텔 숙소에서 사적으로 술자리를 가졌고, 이후 PCR 검사에서 3명(백신 접종자 박민우 제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이후에 한화와 키움 선수들도 원정 숙소를 이탈해 NC 선수들과 만났던 여성과 만나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졌다.

논란 이후 박민우(NC)와 한현희(키움)는 도쿄올림픽 대표팀에서 자진사퇴했다. KBO는 NC 선수 4명에게 72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한화와 키움 선수들 역시 방역수칙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 KBO 징계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지난 18일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잠실구장에서 김재호의 자녀들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놀이 등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프로야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빠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신경한 행동이다.
KBO리그는 지금까지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사례였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지만 KBO리그는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1군 선수에서 1명의 확진자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드러나는 사실들을 보면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그정도로 선수들의 경각심은 땅에 떨어졌다.
일련의 사태 속에서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은 억울함이 크다고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선수들의 일탈은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구단 자체 징계로 넘어갈 수도 있다. 원정숙소를 벗어나 술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구단 내부규정 위반으로 벌금 사안이고, 평소라면 경기장에 가족들을 데려와 훈련 전에 잠깐 뛰노는 것은 어떻게 보면 훈훈한 일화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전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고 이 사태를 끝내기 위해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은 아니겠지만 프로야구선수들은 공인으로서 일반인보다 더 높은 책임감이 요구된다.
일상 대부분이 야구인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파괴란 해외로 전지훈련을 가지 못하는 정도의 불편함, 경기장이 조금 조용해진 정도의 어색함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야구장을 벗어난 현실에는 뉴스에서 전해지는 숫자가 아니라 정말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등 국민들이 존재한다.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데 프로야구선수들만 마치 코로나19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팬들은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다.
도쿄올림픽에 나서는 김경문 감독은 “분위기가 많이 무겁다. 힘들지만 단단하게 마음을 모아서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국민들의 실망감을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어쩌면 팬들은 금메달보다 우리 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 함께 고통을 분담하는 선수들의 책임감을 원할지도 모른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