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한화는 예상대로 10위, 최하위로 마쳤다. 지금 당장 성적보다 젊은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고, 투타에서 리빌딩 기둥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리빌딩 선장'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여러 수확을 이야기했다. 가장 먼저 마운드를 봤다. 전반기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8위(4.81)이지만 6위 NC(4.76)와 차이가 크지 않다. 김민우가 에이스로 우뚝 섰고, 강재민은 리그 넘버원 불펜으로 떠올랐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 쪽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며 모양새를 갖춘 게 가장 큰 수확이다. 특히 불펜이 좋았다. 워낙 잘하고 있는 강재민뿐만 아니라 윤호솔 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김범수도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2~3년 후를 봤을 때 필승조의 한 축이 될 것이라 본다. 강한 불펜을 많이 믿는 스타일인데 미래를 볼 때 우리 불펜이 잘 갖춰져 가는 과정이다"고 평가했다.

전반기 한화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4.72로 리그 6위로 리그 평균 수준. 강재민은 34경기 2승8홀드3세이브 평균자책점 1.04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윤호솔(3승3홀드 3.90)도 첫 풀타임 시즌에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좌완 김범수(3승4패3홀드 5.67)도 기복이 있지만 평균 147km 직구가 위력적이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선발투수 중에선 김민우가 프런트라인 선발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도 팀에 큰 수확이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이 과감히 개막전 선발로 낙점한 김민우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88이닝을 던지며 9승5패 평균자책점 3.89로 활약해 올림픽 야구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기쁨을 누렸다.

타자들의 성장세는 내야와 외야 차이가 크다. 타율 3할2리 출루율 4할3푼4리를 찍은 리그 최고 2루수 정은원, 13홈런 56타점을 올린 거포 3루수 노시환, 전반기에 개인 최다 볼넷(31개)을 얻어낸 수비 시프트의 핵심 유격수 하주석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내야 리빌딩은 벌써 완료됐지만 외야 리빌딩은 아직 멀었다.
주전으로 시작한 유장혁과 임종찬이 나란히 100타석 이상 기회를 받았으나 1할대 타율로 고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내외야를 오가는 '유틸' 조한민이 펀치력을 뽐냈고, 전반기 막판 최인호가 활약했지만 확실한 외야 고정 멤버는 찾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의 부진까지 더해져 한화는 팀 타율(.235)과 OPS(.671) 모두 10위에 그쳤다. 공격 쪽에서는 한계를 절감한 전반기였다.
수베로 감독은 "내야에선 정은원, 노시환, 하주석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줬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공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조한민과 최인호가 전반기 막판에 흐름이 좋았다. 이 선수들이 후반기에도 1군에서 뛸 텐데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계속 퍼포먼스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한민, 최인호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외야도 밑그림이 그려진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팀 전체적으로 일관성이 떨어진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상대와 대등하게 싸우다 어느 한 포인트에 무너지는 모습이 있었다. 강팀이 되기 위해선 그런 포인트를 잘 이겨내야 한다"며 "공격에선 4월까지 득점권 타율이 좋아 승리로 이어졌는데 갈수록 공격 지표가 떨어졌다. 투수들도 잘 던지다가도 사사구 10개 이상 내주는 모습이 종종 나왔다. 팀 구성 자체가 어리고 젊다 보니 기복이 있다. 그런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평균값을 찾을 것이다"는 말로 후반기 보다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