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의 B조 조별예선 상대국 해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일차 훈련에서는 고척돔 전광판을 이용해 미국 국가대표팀의 경기 영상을 훈련 내내 송출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김경문호의 2020 도쿄올림픽 대비 3일차 훈련. 지난 1, 2일차 훈련과 달리 좌우 외야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 낯선 팀들의 경기 영상이 송출됐다. 알고 보니 이는 오는 도쿄올림픽 B조 예선 2차전 상대인 미국 대표팀의 전력 분석 영상이었다. 올림픽 지역 예선을 비롯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일본프로야구 경기가 차례로 흘러나왔고, 한국전 선발 후보인 소프트뱅크 닉 마르티네스의 투구도 볼 수 있었다.
도쿄올림픽 야구 종목은 한국과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 미국, 이스라엘 등 총 6개국이 참가한다. 일본, 멕시코, 도미니카공화국이 A조, 한국, 미국, 이스라엘이 B조에 편성된 가운데 조별예선과 녹아웃 스테이지를 거쳐 준결승, 동메달 결정전, 결승전을 차례로 치른다.

한국은 29일 이스라엘, 31일 미국을 차례로 만나는 조별예선 일정이다. 이번 대회는 조별예선에서 2패를 당하더라도 녹아웃스테이지 1라운드, 패자부활전 등 결승전으로 향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지만, 보다 수월하게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선 첫 경기 이스라엘전부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한국은 4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이스라엘에 일격을 당했던 아픔도 있다.

김경문 감독은 전력분석팀이 합류한 지난 18일부터 이스라엘, 미국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전날 휴식일에도 코칭스태프와 모여 조별예선 2경기 플랜을 구상했다. 김 감독은 “안 그래도 어제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보다 이스라엘의 전력이 떨어지지만, 야구는 또 모른다. 우리가 평가전을 2경기밖에 치르지 못하고 도쿄에 가기 때문에 첫 경기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1, 2차전에 나설 선발 후보군도 선정을 완료했다. 이날 고영표, 원태인, 최원준, 김민우가 차례로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는데 김 감독은 “그 선수들을 유심히 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첫 경기에 투입하려 한다. 나름대로 그림은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별예선에 모든 포커스를 맞췄기에 라이벌 일본에 대한 구상도 일단은 잠시 내려놓는다. 어차피 일본을 만나려면 조별예선 이후 녹아웃스테이지에 돌입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이나바 감독의 한국을 넘지 못하면 금메달도 없다는 인터뷰를 봤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것만 신경 쓴다”고 말했다.
지난 이틀간의 훈련을 지켜본 김 감독은 “투수들은 제법 연습을 많이 하고 왔다. 걱정되는 건 타자들 실전 감각”이라며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를 잘 풀고 미국전에서 멋진 경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