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cm. KBO리그 최장신의 강속구 투수 신지후(20·한화)가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체 연습경기에서 강렬한 투구를 펼치며 수베로 감독의 '엄지척'을 받았다.
한화 퓨처스 팀 소속인 신지후는 지난 20일 대전에서 열린 1군과 연습경기에 9회말 구원등판, 베테랑 이성열을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깔끔하게 삼자범퇴했다.
앞서 17일 경기에서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최고 149km, 평균 147km 강속구가 위력적이었다. 1루 베이스 근처에서 신지후의 투구를 지켜본 수베로 감독도 박수를 보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베로 감독은 신지후에 대해 "팀 내에서 가장 빠른 공,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한 명이다. 빠른 공이 인상적이다. 주위 얘기를 들어보니 17일 경기 투구가 인생투였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1군 코칭스태프가 지켜보고 있어 압박감을 느낄 상황에서 (실력을) 보여준 게 의미 있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볼 때, 중요할 때 잘해주는 선수가 매력적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투구 내용 면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모습이었다. 마운드에서 뭔가를 증명해내려는 듯한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에게 신지후라는 이름 석자가 확실히 각인된 날이었다.
2000년대 한화 주전 포수였던 신경현 북일고 코치의 아들로 잘 알려진 신지후는 지난해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최고 153km까지 던진 유망주였지만 입단 첫 해는 부상에 발목 잡혔다. 1군 캠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귀국한 뒤 어깨, 발목을 다치면서 재활 기간이 길어졌다. 8월부터 실전 투구를 시작했지만 퓨처스 팀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는 악재까지 겹쳐 첫 시즌은 2군 7경기로 끝났다.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2군 퓨처스리그 성적은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6.82. 6월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돌다 이달부터 불펜 보직 전환 후 3경기 3이닝 1자책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은 "시즌 전 구단과 협의해 신지후에게 선발 수업을 시켰지만 장점인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7월부터 불펜으로 던지고 있다. 1이닝씩 짧게 집중해서 던지는 쪽이 경쟁력 있을 것 같다.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과정인데 149km까지 나와서 고무적이다"며 "갖고 있는 하드웨어와 잠재력이 월등하다. 자신감을 얻으면 보다 빨리 1군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신지후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수베로 감독님이 어디서 보시는지도 몰랐다. 평소보다 볼이 잘 들어갔고, 제구도 날리는 것이 없었다"며 웃은 뒤 "불펜으로 던지면서 이전 구속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 부상과 코로나로 실전 경기를 많이 못했고, 폼과 밸런스를 조금씩 수정하다 보니 부진했다. 최원호 감독님도 제 장점인 높은 타점에서의 빠른 공을 살려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제구에 너무 신경 쓰다 보니 팔 높이도 내려가고, 스피드도 줄었다. 감독님께서 볼넷 줘도 좋으니 스피드부터 내고 그 다음에 제구를 생각하자고 주문하셨다. 박정진 코치님, 마일영 코치님, 윤규진 전력분석원님도 '팔 올려서 던지는 것이 볼 회전도 좋고, 각도상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고 말씀하신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군 진입 욕심이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 빨리 가면 좋겠지만 욕심대로 하면 부상이 올 수 있다.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다. 급하게 하지 않고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팬들의 기대만큼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올해나 내년에 1군에 올라가면 좋은 모습 보이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지후는 21일 자체 연습경기에도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그의 연투 능력을 확인하고 싶은 수베로 감독의 요청에 따라 20~21일 1이닝씩 연투에 나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