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프리미어12에서 일본을 놀라게 한 강백호(22·KT)가 다가오는 2020 도쿄올림픽서도 일낼 준비를 마쳤다.
강백호는 프로 2년차였던 2019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승선해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김재환, 박병호, 이정후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주전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경기에 6번 우익수로 첫 선발 출전해 4회와 7회 2사 1, 2루 찬스를 놓치지 않고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당시 한국은 8-10으로 패했으나 강백호의 활약은 한동안 한국, 일본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2년의 세월이 흘러 강백호는 그 때보다 한층 더 진화했다. 진화를 넘어 완전체가 된 느낌이다. 올 시즌 전반기 성적은 75경기 타율 .395 10홈런 61타점 OPS 1.071로,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492) 1위, 타점 3위에 올라 있다.

강백호는 현재 김경문호 타선의 중심이자 찬스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해결사다. 김경문 감독은 “수비 부담을 줄이고 타격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강백호의 공격력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표팀 3일차 훈련에서 만난 강백호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좋은 선배님, 동료들과 야구를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태극마크를 또 다시 달았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소감을 전했다.

도쿄올림픽 목표는 2년 전 일본에게 당한 패배 설욕이다. 한국은 당시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에서 모두 일본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강백호는 “프리미어12 일본전이 끝나고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올림픽에선 일본을 만나 아쉬움을 털 수 있도록 준비 잘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결과를 낸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른바 ‘도쿄 키즈’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향으로 야구를 시작한 ‘베이징 키즈’ 강백호는 “우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보고 자랐고, 우리도 이제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배님들이 보여주신 것들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렇다고 부담은 금물이다. 단기전이기에 자칫 힘이 들어갈 경우 뭘 해보지도 못하고 대회를 마칠 수 있다. 2년 전과 비교해 대표팀 내 입지가 상당히 넓어졌지만, 이를 크게 개의치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백호는 “비중이 커진 걸 생각하면 더 부담이 생길 것 같다”며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부끄럽지 않게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국가대표에 걸맞은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 또 내가 직접 해결하기보다 좋은 선배님, 동료들이 많아 그들을 뒷받침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