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세요" 아프면서 성숙해졌다… 20세 필승조의 성장 드라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7.21 08: 00

“걱정하실 필요 전혀 없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2년차 투수 최준용(20)은 올해 본격적으로 날갯짓을 하는 듯 했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합류한 지난해 31경기 4.85 승리 없이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4.85(29⅔이닝 16자책점)을 기록하며 연착륙했다. 특히 전임 허문회 감독의 배려 속에서 신인상 자격 조건을 유지, 올해 필승조 신인왕에 도전했던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구속도 올라오지 않는 등 고전했다. 그러나 점차 안정을 찾았고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로 성장했다. 14경기 2승1패 6홀드 평균자책점 4.15(17⅓이닝 8자책점)의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5월 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어깨 뒤쪽에 평소 느껴보지 못했던 통증이 찾아왔고 결국 이후 등판하지 못했다. 우측 어깨 견갑하이 파열됐다. 복귀까지 최소 8주 소견이 나왔다.

투수로서는 치명적인 어깨 부상이다. 회전 운동이 주를 이루는 부위의 통증이기에 걱정이 컸다. 그러나 최준용은 씩식하게 부상과 시련을 이겨내고 있다. 지난 20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최준용은 “현재 몸 상태가 너무 좋다. 걱정하실 필요 없는 것 같다”라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예전보다 커진 체격으로 기자를 마주했다. 그는 “난 공이 빠른 투수인데 그것에 비해서 몸의 근력이 약했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근육량이 늘었다. 중량도 늘리고 세밀하게 하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부상 당시를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가 점점 올라오던 찰나에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그는 “시즌 초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완전히 괜찮아졌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시즌을 정말 잘 끝낼 수 있겠다’라고 하는 찰나에 어깨 뒷쪽 근육이 땡겼다. 단순한 근육통인 줄 알았는데 처음 느껴보는 통증이었다”라면서 “그래서 조금 참고 하다 보니까 경기에서 던지던 중 어깨에서 근육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라고 회상했다.
신인왕과 롯데 최다 홀드 신기록인 26홀드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투구 전후로 보강 운동을 충실히 하던 최준용에게 부상 시련은 아쉬우면서도 억울했다. 그는 “스피드도 잘 나오고 있었고 보강 운동도 평소에 잘 하고 했는데 ‘왜 이런 일이 나올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라면서 “신인왕, 26홀드 등 목표로 했던 것들이 있었는데 모두 무너졌다”라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LG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롯데 투수 최준용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그래도 앞만 보고 달려가던 중 불의의 부상으로 당한 쉼표와 함께 성숙해졌다. “부상을 당한 것은 당한 것이다. 되돌릴 수 없다. 1주일 정도 힘들었지만 이후 생각을 달리 했다. 몸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동안 내가 했던 보강 운동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 결과 더욱 철저히 몸관리를 하게 됐고 트레이닝 파트, 어깨 통증이 있었던 선배들에게 물어보면서 자신만의 루틴을 형성해나가고 있다.
잘 쉬고, 자신을 되돌아보며 근력 운동을 꾸준하게 하니까 빠르게 페이스가 올라왔다. 이제 21일, 부상 이후 처음 불펜 피칭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5월 8일 대구 삼성전 이후 74일 만이다. 그동안 캐치볼, 롱토스, 하프 피칭 등 정상적인 복귀 절차를 밟았고 통증도 없었다. 그는 “첫 불펜 피칭에서는 80%의 힘으로 25개 정도 던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달 여의 시간 동안 20살의 청춘은 더욱 성숙해졌고 시야도 넓어졌다. 그는 “절실함이 생겼고 야구를 제3자 입장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시즌도, 선수 생활도 길게 봐야 한다.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도 많아졌다”라면서 “제3자 입장에서 잘하는 선수들이 던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 자신감 있게 던지면서 여유도 있고 템포 조절, 수싸움도 잘 하더라. 나는 그동안 자신감만으로 공을 던졌다”라고 전했다.
지금 페이스대로면 올림픽 휴식기가 끝나는 8월 10일,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가능성이 높다. 다시 1군 마운드에 나설 후반기, 수치의 목표는 사라졌지만 내적 목표는 굳건하다. 그는 “지금 계획대로면 휴식기가 끝나면 다시 1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쉬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라면서 “26홀드, 신인왕의 목표는 사라졌다. 그러나 마운드에 다시 섰을 때 모두에게 더 성장해서 돌아왔구나’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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