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도 못하는 KBO리그, 신뢰 회복 프로세스는 있나요?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7.21 11: 12

신뢰 회복 프로세스는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24일 예정된 2021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취소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올스타전이 사라졌다. 올해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이유로 내걸었지만, 프로야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크게 작용했다. 방종과 거짓, 이기주의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프로야구를 마비시킨 NC 다이노스발 호텔 술판이 이렇게 비화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선수들은 코로나19 위험 때문에 원정 호텔의 방에서 술을 마실 수도 있다. 사람들이 모인 외부의 술집에서 마시는 것보다 이게 차라리 낫다. 구단에서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주의를 당부했을 것이다. 

2019 올스타전 경기 종료 후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있다. /sunday@osen.co.kr

친하게 지내는 선수 4명이 함께했다. 여기서 절제력이 무너졌다. 같은 호텔에서 장기 투숙을 하고 있던 여성 2명이 동석했다. 지인이라고 했던 여성 2명의 신원은 수사로 밝혀질 것이다. 너무 오래 마셨다. 11시에 만나 새벽 4시가 넘도록 머물렀다. 이곳에서 문제의 코로나가 터졌다.
다음부터는 거짓말과 은폐의 연속이었다. 박석민 등은 여성 2명의 존재를 감추려다 역학조사에서 6인 술판을 밝히지 않았고, 결국 들통났다. NC 구단은 이 사실을 감추고 리그를 중단을 통해 어물쩍 넘어가려했다. 강남구청의 수사 의뢰로 술판 모임의 실체가 밝혀졌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사장은 사퇴했고, 고위직들도 차례로 직무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택진 구단주는 사과했다. 
거짓말은 또 있었다. 키움과 한화 선수들 4명이 문제의 여성들과 전날 같은 호텔에서 만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에는 양팀 선수들이 한 자리에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선수들은 역시 구단에게 말도 하지 않았다. 구단들도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결국 자체 징계와 KBO 상벌위원회의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선수협회도 사과를 했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 선수들은 철저한 자기관리는 물론 공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의식을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많은 돈을 받는다. 그러나 치명적인 사고를 치고 거짓말까지 했다. 2년 째 힘겹게 코로나 방역에 동참하는 모든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였다. 결국은 돈만 밝히고 자신의 책임은 방기했다.  프로야구 선수의 품위를 스스로 지웠다.  
몇몇 구단들은 이기주의에 매몰됐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최고의 리스크 관리는 외부에 모든 사실을 알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나 숨기기에 급급했고, 두 팀의 1군에서 대규모 밀접접촉자가 나오자 리그를 중단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몇몇 현장의 감독들은 성적 하락을 우려해 리그 중단을 요청했다는 말도 들렸다.    
이런 한심한 이기주의와 책임 없는 방종들이 현재의 프로야구 위기를 불러왔다. 팬들의 인기 속에서 꽃을 피웠던 KBO리그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이제는 올스타전을 열지도 못하는 우스운 리그가 되고 있다. 그 책임은 모두에게 있다. 하루라도 빨리 머리를 맞대고 리그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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